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문제가 불거지면서 하이마트의 기업가치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26일 “하이마트의 총 자산 중 영업권 가치가 60%에 달하는데 영업권은 하이마트 경영진의 노하우ㆍ바게닝파워ㆍ영업 유통망 등이 평가된 것”이라며 “하지만 경영진의 노하우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고 바게닝파워는 인수후보인 유통 대기업들이 우위에 있어 프리미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마트의 총 자산은 2조7,682억원으로 이 가운데 영업권가치가 1조6,83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연 현 시점에서 제3자에게 매각할 때 영업권의 가치를 1조6,833억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운을 뗐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문제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영업권 가치가 액면 그대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게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보유중인 304개 점포의 가치를 감안하면 총 자산은 1조6,460억원, 자본은 3,057억원 규모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업권을 전부 인정하지 않는다면 총 자산이 1조849억원으로 줄면서 자기자본은 -2,55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이른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또 “영업권에 대한 프리미엄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주주가 원하는 가격으로 매각이 이뤄지긴 어렵다”며 “특히 사법처리 수위에 따라 상장 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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