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금리 내린 신흥국 다시 인플레 먹구름

인도·남아공·브라질 등 잇단 금리인하 영향<br>물가상승 압력 커지고 경기마저 빠르게 위축<br>물가-성장 두고 정책 기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응해 앞다퉈 금리를 끌어내린 신흥국가들에 다시 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물가에서 성장으로 일제히 방향을 틀었던 신흥국 경제운용에 또다시 제동이 걸린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부양과 물가잡기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인도 상무부는 14일 지난달 인도의 도매물가지수가 전년동월비 7.2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의 상승률인 6.89%보다 높은 것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6.67%도 크게 웃돈 수치다. 지난달 인도중앙은행(RBI)이 빠르게 둔화하는 국내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2009년 이래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기가 무섭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제를 짓누르기 시작하면서 인도의 성장전략은 한달 만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3월 산업생산이 3.5% 감소하는 등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면서 경기부양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중앙은행이 물가에 발목을 잡혀 옴짝달싹 못하게 된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프라이어반데스포르데는 "RBI가 딜레마에 직면했다"며 "6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브릭스(BRICs)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오랜 저금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내 통화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길 마커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서 "남아공의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의 상한선에 도달해 더 이상의 금리인하 여지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최대 무역 파트너인 유럽의 재정위기로 수출이 타격을 받자 2010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30년 만의 최저 수준인 5.5%로 유지해왔다. 남아공의 성장률은 정부가 고용창출을 위해 목표로 제시한 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 수준이지만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초래한다는 것이 중앙은행의 판단이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의 라지아 칸 이코노미스트 등은 남아공이 올해 후반부에는 금리인상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브라질도 헤알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를 연쇄적으로 인하한 결과 인플레이션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지적했다. 헤알화 가치는 잇단 금리인하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지난주 중 2009년 7월 이래 최저치인 달러당 1.9717헤알까지 하락했다. 헤알화 가치 낙폭은 올 들어 4%에 달해 브라질 정부가 '환율전쟁'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헤알화 가치 급락은 잠재적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5.1%로 정부 목표치인 4.5%±2%포인트 범주에 안착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꺾인 경제 성장세가 회복될 경우 곧바로 인플레이션이 엄습할 수 있다고 FT는 경고했다.

이 밖에 필리핀ㆍ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도 서서히 다가오는 인플레이션의 공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부터 하향 안정돼온 물가상승률이 올 4월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더 이상 금리를 낮추기가 부담스러워졌다. 필리핀 중앙은행이 올 들어 두 차례의 금리인하 이후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4월 물가상승률은 3.0%를 기록하며 전월(2.6%)의 상승폭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춘 태국 중앙은행이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금리 추가 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인 방콕포스트는 최근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