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울산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구 우정동에 들어설 혁신도시에 신세계백화점이 개점할 예정인 가운데 지역 내 양대 백화점인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대대적인 매장 확대로 맞불 전략을 놓고 있다.
울산지역의 경우 서울로 치면 강남권에 해당하는 남구 삼삼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울산지역 소비를 이끌어 왔지만, 신세계백화점이 강북에 해당하는 중구 혁신도시에 2018년을 목표로 매장을 준비하면서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수성에 나서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매장이 오픈하면 태화강을 기준으로 기존 강남 외에 강북에 새로운 백화점이 생기기 때문에 롯데와 현대 입장에서는 기존고객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며 "강북의 고객이 더 이상 강남으로 넘어 오지 않을 수 있어 매장 확대 등을 통해 유인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지역을 선점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울산점 동쪽 주차장 부지에 판매장 등을 함께 갖춘 주차타워를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지하 1층(기계실), 지상 7층 등 연면적 4,500㎡ 규모로 주차시설 확충이 1차 목표다. 구체적 계획은 미정이나 명품 판매장 혹은 임대 매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한 내부 검토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행정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백화점 영업매장 2개 층 확대에 이어 3년 만에 또다시 대대적인 증축 추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이 신격호 회장의 고향이기도 한 롯데도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걸고 본사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수년전부터 구상해 온 '롯데타운' 조성 사업이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이라는 전제조건에 막혀 현재까지 추진되지 못하고 있지만, 신세계백화점의 울산 입점을 계기로 이 카드가 다시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울산지역을 놓고 빅3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전운이 감도는 것은 울산이 부자도시라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울산지역 백화점의 연간 매출은 1조원대에 달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 내수침체로 매출이 급락하고 있는 데 반해 울산지역의 경우 꾸준히 늘 정도로 불황 무풍지대로 통한다. 실제 울산은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의 본사 기준 소재지별 직원 평균 연봉이 6,881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만큼 고액연봉자가 많은 도시인 셈이다. 1인당 민간 소비지출도 서울시 1,761만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매력적인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분양가도 크게 올랐는데 대한주택보증이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집계한 '8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결과에 따르면 울산은 3.3㎡ 849만3,000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4.2%나 올랐다.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한 최고가다. 지역 유통 관계자는 "지역의 내수시장을 감안하면 백화점 한두 곳은 더 들어와도 경쟁은 가능할 것"이라며 "롯데와 현대가 수성하고 있는 울산에 신세계백화점이 어떤 규모로 들어와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사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