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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전망 어둡게 하는 기업의 투자 부진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어 우리 경제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확대재생산을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기업들은 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산업은행이 국내 83개 업종 3,600개 기업의 내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투자액은 78조여원으로 올해보다 5.0% 늘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투자증가율 9.9%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내년에는 내수회복과 수출호조에 힘입어 5%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기업CEO들도 새해 경제를 낙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자는 지지부진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배경에 대해 중소기업과 IT(정보기술)산업의 둔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제조업체들의 투자 부진이다. 제조업의 내년도 투자증가율은 0.1%로 올해와 같은 수준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경제가 위기에 빠졌던 외환위기 때에도 이렇게 투자를 줄인 적은 없었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제조업체들의 내역도 신통치 않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연구ㆍ개발(R&D)투자는 오히려 4.3%나 줄었고 성장능력확충을 위한 설비투자 역시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재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새로운 공장이나 연구시설은 짓지 않겠다는 것으로 성장잠재력이 확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방화와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과거처럼 대형설비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투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여러 원인을 꼽을 수 있다. 새로운 성장동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대화와 타협을 외면하는 강성 노동운동, 지나치게 분배에 치중하는 정부정책도 기업의욕을 꺾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투자를 부추기기 위해서는 기업하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해야 한다. 그것도 제조기업들이 신바람 나게 기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서비스업을 활성화해 경제를 살리는 것도 좋지만 제조업이 있고 나서야 유통이나 금융과 같은 서비스산업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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