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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기술벤처 나홀로 호황

대기업 지원 등에 업고 고급인력·투자금 흡수<br>불황 속 구원투수 톡톡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두고 온라인 투자중개를 하는 벤처기업 임포크의 데이비드 모레노 창립자는 어려운 자국 경제상황과 달리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투자가들이 파산 우려가 커진 스페인 은행에 돈 넣기를 꺼리면서 투자가들과 투자할 만한 기업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투자 플랫폼 기술을 내놓자 국내외 투자처로부터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페인 경제난은 남의 이야기"라면서 "앞으로 150만유로에 달하는 투자금이 추가로 몰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7일 로이터는 은행권 부실과 중앙ㆍ지방정부의 재정적자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스페인에서 임포크 같은 기술기반 벤처기업이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마드리드 중심가의 한 건물에만도 4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기술기반 벤처기업이 10여곳에 달하는 등 암울한 경제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갈 곳 없는 스페인의 고급인력과 투자금을 흡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어 스페인 경제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기술기반 벤처기업이 활기를 띠는 것은 우선 다국적 이동통신회사인 텔레포니카와 원유기업 렙솔, 맥주업체 산미구엘 등 상대적으로 형편이 괜찮은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육성 노력 덕분이다. 특히 텔레포니카의 경우 남아메리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처음 도입했던 '웨이라(변화의 바람)'라는 프로그램을 자국에도 적용해 초기 자금과 기술 등을 제공하며 벤처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극심한 실업난 탓에 싼 값에 고급인재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인의 실업률은 25%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최고 수준이며, 특히 청년층 2명 중 1명은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ㆍ영국에서 유학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스페인 청년들은 벤처기업행(行)도 마다하지 않는 실정이다. 덕분에 국내외 투자가들도 스페인증시와 국채시장이 흔들리자 벤처기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벤처 특성상 기술혁신만 이뤄진다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프로파운더스캐피털의 브렌트 호버만 창립자는 "최근 불황에도 호텔 예약앱을 제공하는 블링크부킹이라는 기업에 75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며 "투자에 있어 스페인은 비옥한 땅"이라고 말했다.

박진호 한국은행 선진경제팀 차장은 "미국을 현재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은 것도 기술기반의 실리콘밸리"라며 "스페인도 민간 부문에서 시작된 기술기반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이 정부 차원으로까지 확대된다면 경제가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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