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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교통의 요지 '충남 원산도'

붉은 물감 푼 듯 해를 품은 바다 그곳에선 강태공도 풍경이 된다

섬 남쪽해안 원산도 해수욕장… 고운모래·깨끗한 수질로 인기

갯바위선 농어 등 손맛 느끼고 바위틈 조개 캐는 재미는 '덤'

온통 바지락 껍질로 덮여있는 선천항 백사장은 또다른 장관

원산도 서편 밤섬 앞에서 바라본 낙조. 이곳에서는 안면도 영목항과 원산도를 잇는 다리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사창해수욕장은 백사장 가운데 갯바위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게·따개비 등을 채취할 수 있다.

샘골산장의 ''간재미무침''.

원산도는 충청남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어떤 이는 '태안군에 안면도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연륙교로 연결된 안면도는 섬으로 분류되지 않는 까닭에 원산도를 충남에서 가장 큰 섬으로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다. 다만 원산도도 조만간 '충남에서 가장 큰 섬'이라는 자리를 내어줘야 할 처지다. 안면도 영목항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보령 쪽으로는 대천까지 연결되는 전장 6.9㎞의 해저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조용했던 원산도는 안면도와 보령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콘도업계의 선두주자인 대명리조트가 원산도에 콘도를 세우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이곳 주민들은 섬의 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기자는 조용한 섬 하나가 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앞섰다. 주민들이야 교통이 편해지고 땅값이 오르니 좋겠지만 기자는 마음속에 담아 둔 조용한 섬이 번잡해질까 봐 심란했다. 그 마음을 달래느라 7월 염천에 원산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원산도는 대천항(충남 보령시 신흑동 912-9)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비교적 가까운 섬이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리다가 1914년 '원산도'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면적은 7.04㎢, 500가구 1,0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보령시에서 서쪽으로 11㎞ 지점에 위치하며 부근에 효자도·안면도가 있다.

대부분 섬들이 그런 것처럼 원산도 역시 여름 한철에는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특히 섬 남쪽 해안에는 오봉산해수욕장·원산도해수욕장·사창해수욕장·구치해수욕장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그중 원산도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와 완만한 경사, 동해 못지않은 깨끗한 수질과 따뜻한 수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원산도해수욕장은 물놀이 외에도 즐길 것들이 많다. 낮에는 해수욕을 하고 물이 빠지면 호미를 들고 나가 조개를 캘 수도 있고 섬 양쪽에 있는 갯바위에서는 노래미와 우럭·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

원산도에서 두 번째 큰 오봉산해수욕장도 환경은 비슷하다. 오봉산해수욕장은 특히 모래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이곳에는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지만 모래의 질의 워낙 좋아 유리의 재료로 팔려나가면서 그 양이 줄어들었고 몇 해 전부터 자연스레 해수욕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구치해수욕장과 사창해수욕장은 원산도해수욕장과 오봉산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작은 해수욕장들로 펜션이나 민박은 한두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루 2만원이면 텐트를 칠 수 있기 때문에 한갓진 곳에서 피서를 즐기려는 캠핑족들에게는 오히려 금상첨화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사창해수욕장은 백사장 한복판에 갯바위가 있는데 물이 빠지면 바위틈에 고인 바닷물 안에서 집게와 말미잘·따개비 등 수서생물들을 관찰하거나 채취할 수도 있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7월 말~8월 초 피서철을 앞두고 있어 해수욕장을 일별해보았지만 원래 원산도는 바다낚시로 유명한 섬이다. 박대길 원산도번영회장은 "4~6월에는 우럭·노래미·숭어·낙지·소라가 많고 9~10월에는 주꾸미·붕장어·고등어·박하지 등의 철이라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돌게라고 불리는 박하지는 잡기가 어렵지 않아 하룻저녁에 초보자 한 사람이 10~30마리씩 주워오기도 한다.

하지만 원산도 낚시감의 왕자는 뭐니뭐니해도 농어다. 박 회장은 "원산도에는 곳곳에 농어 포인트가 있다"며 "최근에도 한 주민이 5~6㎏짜리 농어를 낚아올려 사진을 찍어 놓았다"며 휴대폰을 보여주었다.



여유가 있다면 선천항 옆의 바지락 채취장을 들러 보는 것도 좋다. 이곳 백사장은 온통 바지락 껍질로 덮여 있는데 관광객들도 바지락 캐기 체험이 가능하다.

아울러 원산도는 서해에 위치한 만큼 일몰을 구경할 수 있는 포인트도 여러 곳이 있다. 원산도해수욕장 뒤편의 오봉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와 섬의 서편에 있는 밤섬 앞이 좋은데 특히 이곳에서는 한창 공사 중인 다리가 올라가고 있는 모습도 렌즈에 담을 수 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박 번영회장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마을주민 두 사람이 밤낚시 채비를 하고 있길래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하는 생각에 박 회장을 앞세워 따라나섰다. 그런데 박 회장의 차를 얻어 타고 방파제로 가는 길에 고라니 한 마리가 길가에 서서 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파제에 당도해보니 낚시를 펼쳐 놓은 두 사람은 아직 조황 실적이 없었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옆에서 서성대다 지루해져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오는 길에 봤던 고라니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다. 고라니를 지나치면서 길가 오른쪽을 보니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차에 치어 죽어 있었다. 아마도 어미 고라니가 죽은 새끼를 떠나지 못해 옆에서 서성이고 있는 듯했다.

■원산도맛집 '샘골산장'

원산도 오봉산해수욕장 안에 있는 샘골산장은 원래 민박을 주로 하던 집이지만 주인 김대곤(56)씨의 부인이 손맛이 좋아 식당을 겸하고 있다. 이 집의 간판메뉴는 간재미 무침과 각종 회인데 모든 재료는 김씨가 직접 배를 타고 나가 잡아오는 자연산 활어다. 기자가 이날 맛본 간재미 무침도 역시 자연산으로 만든 것인데 새콤하고 매콤한 게 술안주로 적당했다. 특히 양이 많아 큰 것 한 접시면 4명의 술안주로 넉넉할 듯했다. 이 밖에 붕장어(아나고) 구이와 매운탕도 준비돼 있다. 간재미 무침은 큰 것 5만원, 중간 것 3만5,000원이며 바닷장어 구이 5만원, 광어회는 1㎏에 4만원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 www.onesando.com



/글·사진(원산도)=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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