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712만명으로 총 인구의 약 15%에 이른다. 이 중 311만명이 임금근로자로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대부분 정년을 맞는다. 지난해 베이비부머의 맏형 격인 1955년생들이 기업의 일반적 정년인 55세에 도달하면서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학창시절 동급생이 많아 '콩나물 교실' 등 열악한 학습환경에서 공부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았지만 건설경기 호조 등으로 일할 기회가 많아 열심히 일하면 먹고 살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ㆍ명예퇴직과 비정규직 생활을 겪기도 했고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사회ㆍ경제제도와 사회보장제도는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노후 경제적 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삶의 보람을 찾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노후 불안 덜어줄 제도 등 미비 그래서 인생 이모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의 경우 베이비부머들은 퇴직 후에도 재취업, 징검다리 직업(bridge jobㆍ직장에서 물러난 뒤 완전히 은퇴할 때까지 10년 이내에 파트타임이나 풀타임으로 하는 일자리) 등 경제활동을 계속해 노동시장에서 완전 은퇴까지 약 2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団塊 또는 團塊) 세대를 위해 60세 정년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제3섹터들의 수요를 파악해 50~60대 퇴직자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길 원하는 유능한 사람들을 연계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노인 부양 부담이 커지고 있어 퇴직자들의 노후생활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줄이려면 베이비부머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현실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가 주된 일자리에서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민간의 자율적 고용 연장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현장연수 등 취업능력을 높여주는 지원책을 내놓았다. 전문직 은퇴자들이 사회복지시설ㆍ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경험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대책 등이다. 이런 정책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보다 활기차고 긍정적인 노후생활을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비부머들도 제2인생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필요한 기술이나 능력을 퇴직 전부터 미리 준비하고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베이비붐 세대들은 일하는 동안 그런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정부나 사회도 적극적으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했다. 재훈련ㆍ사회참여 기회 제공을 나이가 듦에 따라 생산성이나 능력이 일률적으로 떨어진다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중고령인력 활용은 능률ㆍ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편견이 아직도 팽배해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교육ㆍ훈련방법만 좋으면 중고령자인 베이비부머들도 충분히 잘 배울 수 있고 경험과 성실성ㆍ책임감이 강한 장점도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적극적인 중고령자 재훈련 기회를 제도적으로 계속 마련하고 베이비부머 세대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한다면 늙어서도 능력을 발휘하고 인생의 새로운 보람을 찾는 인생 이모작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고령화는 개인ㆍ기업ㆍ정부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거대한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적 인적자원이 되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인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면 인생 후반전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고령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많은 문제점을 예방ㆍ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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