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을유년에 거는 기대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우리나라 전래신화에서 닭은 어둠을 쫓아내고 새벽을 일깨우는 동물, 즉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로 상징된다. 전통혼례에서도 신랑신부는 청홍보자기에 싸인 닭을 초례상에 올려놓고 절을 했다. 일생 중 가장 행복한 행사인 혼례에 닭이 등장한다는 것은 닭이 상서로운 동물, 길조(吉鳥)로 인식됐음을 보여준다. 지나간 닭의 해의 주가를 보니 마침 연초보다 연말에 주가가 크게 상승한 채 마무리됐음을 알 수 있다. 신유년(申酉年)이었던 지난 81년에는 첫날 97.90포인트로 시작한 주가지수가 연말에는 30% 이상 오른 131.30포인트로 마감을 했다. 계유년(癸酉年)인 93년에도 연초 697.41포인트로 시작, 역시 연말 866.18포인트로 20% 이상 상승했었다. 물론 당시 증권시장의 여건과 현재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우리 증시역사에서 닭의 해가 비교적 좋은 시기였다고 풀이한다면 무리일까. 지난해 국내증시는 중국의 금융긴축과 유가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악재로 흔들리고 국내경기가 불황에 시달리면서도 900포인트 근처까지 올랐다. 올해도 국내경제 여건이 밝다고 만할 수는 없지만 증시는 수급측면에서 좋은 여건이 조성돼있다. 지난해 대중화의 원년을 맞았던 적립식펀드는 올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주식형 적립식펀드를 통해 증시에 들어오는 자금은 계좌수가 70만개, 평균 납입금액이 30만원 정도라고 할 때 월 2,000억원 이상의 주식수요 기반이 된다. 100만계좌를 넘는다면 연간 3조원 정도의 신규 주식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장기투자 주체가 별로 없는 국내증시에서는 안정적인 매수기반이 될 것이다. 올 연말부터 시작되는 퇴직연금제도는 증시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401k로 잘 알려진 기업연금제도는 근로자의 장기투자ㆍ주식형펀드투자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80년대 이후 미국증시의 장기적 상승이 같은 기간 중 401k 기금 규모의 확대에 힘입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연기금의 주식매입금지조항을 삭제한 기금관리기본법개정안이 통과된 것도 긍정적이다. 연기금의 성격상 직접주식투자가 어려워 간접투자를 하더라도 결국 이 자금은 증시로 유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을유년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가 올해 우리 증시의 힘찬 날갯짓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