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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찬진ㆍ안철수, 2000년대 이해진ㆍ이재웅을 지나 2014년 김범수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정보기술(IT)의 모습이 변화하면서 국내 IT를 대표하는 리더들의 판세 역시 달라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바일)의 다음(웹) 인수는 모바일의 약진 외에도 '모바일 IT'로 대변되는 IT 뉴 리더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1990년대 PC·디지털 리더 = PC가 한창 부상했던 1990년대의 IT 리더는 '한국형 워드프로세서'를 만든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 '한국형 백신'을 만든 안철수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전 사장이다. 이들은 컴퓨터라는 것이 점차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던 때 하드웨어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눈을 돌렸다.
'한국의 빌게이츠'라고 불린 이 전 대표는 1989년 한글 문서 작업 프로그램 '한글 1.0'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한글1.0은 지난해 문화재청이 문화재로 등록예고를 할 만큼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형 백신인 'V3' 시리즈를 개발한 안 전 사장 역시 대표적인 1990년대 리더다.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디지털 셋톱박스'를 개발한 변대규 휴맥스 대표 역시 IT 1세대를 이끈 리더 중 한 명이다. 휴맥스는 지난해 매출 1조를 넘기는 등 아직까지도 꾸준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대, 웹 포털 리더 개막 = 2000년대에는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개막됐다. 미국의 야후와 구글 같은 거대 포털사이트가 전 세계 시장을 휩쓰는 사이 국내에서도 토종 웹 포털 사이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아직 까지도 국내 부동의 1위인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 '국내 최초 e메일'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의 이재웅 전 대표 등은 인터넷 시대에서 국내 IT 2세대 리더들로 등장했다.
1995년과 1999년 각각 등장한 다음과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갔다. 이들 포털은 인터넷을 '검색 시장' 중심으로 재편했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포털 속에 담아 성장시켰다. 특히 네이버는 게임 분야를 흡수해 수익구조를 탄탄히 하며 이를 발판으로 '거대 포털'로 컸다.
2000년대 초반 '싸이 열풍'을 몰고 온 이동형 싸이월드 창업자 역시 이해진, 이정웅과 함께 이 시대 리더로 꼽힌다. 또 국내 '게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김정주 넥슨(NXC)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인터넷 시대를 개막한 리더들이다.
◇2013년 이후, '모바일 IT 리더' 부상 = PC, 웹으로 이어지던 IT 리더는 최근 들어 '모바일 IT' 로 대세가 옮겨 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발달로 모바일은 사실상 대부분의 콘텐츠를 연결하거나 담는 플랫폼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리더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애니팡'의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등이 있다.
모바일은 메신저 서비스뿐만 아니라 게임을 넘어 금융까지 영역을 넓히며 최고의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이해진 의장과 함께 NHN 창립멤버인 김 의장은 PC와 웹에서 안주했던 것이 아니라 모바일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카카오톡'을 개발해냈고, 이는 결국 '다음카카오'라는 모바일-웹 통합을 이끌어 냈다.
'내 손 안의 게임'을 가능케 한 모바일 게임의 리더들도 앞으로 주목할 '모바일 IT 리더' 들이다. IT 2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가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을 비롯해 '쿠키런' 시리즈를 히트시킨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 '아이러브'시리즈의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 등이 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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