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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감산 나선 현대차

위기 장기화 전망에 속도조절… "지금이 재고부담 털 타이밍"

기아차 中 공장 근무시간도 단축… 야근없이 주간근무만으로 운영

불필요한 R&D비용도 줄이기로



지난 2일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무려 10.36%나 빠졌다. 전날 있었던 5월 실적 발표가 원인이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주주들이 반응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재고 확대와 미국에서의 인센티브 확충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현대차가 공장가동을 6시간씩 멈춘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한적 감산' 조치를 통해 판매 위축에 대응하고 재고도 처리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엔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9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은행 총재의 엔화 약세 경고성 발언으로 강세를 보였던 엔화는 이내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속도 조절을 통해 재고 부담을 줄이고 위기 장기화 국면에 대응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미리미리 손을 써두겠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고위관계자가 "급할수록 재고부담을 털고 도약 기반을 다지는 의미로 봐달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현대차는 물론 협력사들 사이에서도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쟁업체와 비교해 유독 현대차에만 불리한 현 상황이 길게 갈 수도 있다는 우려 탓이다. 내수도 수입차들의 거센 공세 속에서 싸워야 하는 상태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안에 자동차 관련 모든 계열사를 갖춘 채 생산성 향상에 힘써온 현대차가 공장을 세운 것은 그만큼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장기전으로 흐를지 모르는 지금의 상황을 미리 충분히 준비해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계열사인 기아차도 이달 들어 중국공장의 근무시간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근 없이 주간근무만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고 토종업체의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생산을 지속하기보다는 기반을 다시 다질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게 회사 측 방침이다.

실제 현대ㆍ기아차의 5월 중국 판매실적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6%와 7.7% 감소한 8만5,000대와 4만8,000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에는 수출 선적물량도 조절하는 등 사전적으로 위기에 대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재고부담을 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쪽에서도 감지된다. 이달 들어 현대차는 남양연구소를 대상으로 "(불요불급한)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주문했다. 권문식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매주 토요일 오전 원가절감을 위한 임원 회의를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상경비를 30% 줄인 현대차는 그중에서도 R&D 비용은 줄이지 않기로 했었다. 전체적인 R&D 비용을 미래 경쟁력을 위해 줄이지 않되 불필요한 부분에서는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뜻이다. 그만큼 대응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내실 다지기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아반떼' 같은 신차를 내세워 다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현대차는 다음달 '쏘나타 1.7 디젤'과 '1.6 터보 가솔린' 모델을 내놓는다. 라인업을 강화해 과거 '쏘나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3·4분기에는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도 노린다. 9월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6세대 신형 '아반떼'가 출시된다. 연말에는 수입차 공세에 대적하기 위해 대형 모델인 3세대 '신형 에쿠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생산물량 조정이 다시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내수 위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고 엔화 약세가 당장 조정되기 힘든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재고 부담을 털고 보폭을 조절하는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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