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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투자 시대

희소성에 높은 투자 안정성 갖춰<br>미술경매시장서 거래 비중 커져<br>아르데코부터 바우하우스까지<br>디자인가구 기획전 잇따라 열려

서울옥션 디자인 경매에 추정가 1,200만~1,800만원에 출품된 에토르 솟사스의 '칼튼 책장'

미술 작품 뿐 아니라 디자인도 '투자'의 시대가 열렸다. 의자ㆍ조명ㆍ책장 등 디자인 가구는 실용성과 대량생산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미술품과 차이가 있지만 인정받은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오리지널' 혹은 당시 제작된 '빈티지'는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미술과 마찬가지로 추가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희소성과 전시 및 소장 이력이 작용한 결과다. 아트프라이스가 집계한 2009년 미술경매시장 전체 거래액 4조5,000억원(37억 달러) 가운데 1조원 가량을 디자인 경매가 차지한다. 지난해 2월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서 아일린 그레이의 '드래곤 안락의자'는 344억원에 팔려 디자인 작품 세계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디자인 경매가 현대 미술에 비해 투자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해 연간 10회 이상 디자인 경매를 진행한다. ◇디자인 투자 시대=국내에서도 디자인 거래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옥션이 이호재 회장 주도로 올 4월 처음으로 '디자인 테마경매'를 시작한 것은 개인 거래를 넘어 디자인의 시장성ㆍ환금성을 내다본 결과다. 1회 디자인 경매는 낙찰률 90%, 낙찰총액 약 22억원의 대성공을 거뒀다. 2회 디자인경매는 25일 강남 서울옥션에서 열린다. 조지 나카시마의 테이블세트가 추정가 8,000만~1억2,000만원의 최고가 작품으로 출품됐다. 나카시마는 스티브 잡스가 거실에 두고 있는 유일한 가구로도 유명하다. 건축가들이 특히 좋아하는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바르셀로나 데이베드'를 비롯해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마릴린 먼로의 입술을 그림에 그린 것을 다시 스페인 가구회사가 소파로 만든 '달리 립스', 1990년대 미국 미술공예운동의 선두주자인 구스타프 스티글리츠의 3,000만원대 의자, 프랑스 은세공 전문가 세르주 무이의 조명 등이 눈길을 끈다. 핀 율, 장 프루베, 에토르 솟사스, 폴 케홀름 등 주요 디자이너의 작품들이 비교적 낮은 추정가에 출품됐다. 디자인 작품도 작가의 명성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작가에 대한 사전 조사ㆍ학습이 필요하다. (02)395-0330 ◇아르데코부터 바우하우스까지=소격동 국제갤러리는 조각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중심으로 한 아르데코(Art Deco) 가구전을 7월 2일부터 8월15일까지 연다. 마치 철사로 만든 듯 깡마르게 인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한 자코메티는 가구도 조각과 비슷한 느낌으로, 나무의 결이 살아있으면서 간결하다. 전시에는 자코메티의 동생 디에고 자코메티 등 '아르데코' 계열의 작가 10여명이 60여 작품을 선보인다. 1920~30년대 파리를 중심으로 유행한 아르데코 풍은 우아한 고전미에 기반을 두고 있어 장식적이지만 화려하지 않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02)733-8449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는 미술학교 바우하우스(Bauhaus)가 디자인 혁신을 이끌었다. 생활문화를 바탕으로 간결함의 미학을 실천한 바우하우스 풍은 실용성ㆍ단순명료함으로 현대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는 일러스트 작가 사보(SABOㆍ본명 임상봉)가 20년간 수집한 바우하우스풍 의자, 테이블 등 50여 점을 '바우하우스&모던클래식-사보 컬렉션'이란 제목으로 2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선보인다. 한스 베그너, 미하일 토넷, 찰스&레이 임스 부부 등의 가구들이 전시된다. '짝퉁'이 유통될 정도로 인기 있는 작가들의 진품을 차분히 볼 수 있는 기회다. (02)516-94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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