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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처럼 사채권자 출자전환 구조조정 늘 것

김기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주요 법무법인들이 법적으로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될까 싶었지만 한번 해보자고 했어요."

김기영(사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STX의 사채권자 출자전환을 담당해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의 상장폐지를 막은 주역이다. 그와 STX 직원들의 노력 덕에 STX 주식은 자본잠식을 면하게 돼 27일부터 거래소에서 거래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은행 같은 금융사는 기업에 대출한 것이 문제가 되면 이를 출자전환했지만 일반 채권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기업이 최종적으로 무너지면 채권을 다 날리거나 은행이 다시 추가로 돈을 투입하면 채권을 회수하는 구조였다. 기업 구조조정에 한계가 컸던 셈인데 이 같은 구조를 처음으로 바꿔놓은 것이 김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25일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은 우리나라에서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실무적으로 될 수 있을까 싶었다"며 "2,500여명이 넘는 사채권자를 일일이 설득하는 것 자체가 난관이었다"고 했다. 실제 STX 공모사채 출자전환 대상자는 총 2,565명, 금액으로는 약 1,7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중 99.4%인 2,548명이 출자전환에 동의했다.



그는 "그동안 채권자 집회에서는 부채탕감이나 이자면제, 변제기한 연장만을 다뤘기 때문에 출자전환도 채권자 집회에서 결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며 "채권자 집회를 담당하는 창원지방법원과 채권자들을 일일이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번 일로 향후 자율협약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이 더 활기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은행이 기업을 살려놓으면 소액 채권자가 돈을 가져가니까 자율협약을 통한 구조조정에 금융권이 소극적인 데가 많았다"며 "사채권자도 출자전환을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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