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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성택 사형 집행] 김정은 체제 불안 반증… 내부 동요 막기위한 '공포 조치'

■ 왜 서둘렀나<br>친인척 처형 공개 장성택이 유일<br>"권력 기반에 구멍" 분석<br>개성공단 회의 제의로 "체제 굳건" 보여주기 안간힘


북한이 장성택을 숙청한 지 나흘 만에 사형을 집행한 것은 김정은 체제가 예상만큼 공고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사형 집행 당일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 개최를 먼저 제안하는 등 체제가 굳건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부 통제 문제 있어 사형 서둔 듯= 국가정보원이 장성택의 실각 가능성을 제기한 지난 3일만 하더라도 장성택의 신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고모부라는 점 외에 장성택이 벌여온 사업 및 대중 관계 등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장성택의 숙청 사실이 공식화된 나흘 만에 사형이 집행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도 당혹해 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장성택과 관련해 단호한 조치가 나올 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이렇게 즉각 사형까지 할 거라고 본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둘러 재판을 열고 사형까지 시킨 것은 이번 사안을 다른 각도로 보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정권 수립 이후 김씨 일가의 친인척 중, 사형 사실이 공개된 인물은 장성택이 유일할 정도로 이번 사건은 이례적이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사형 집행이 대대적으로 공개된 것 또한 1950년대 남로당계 처형 이후 찾기 힘들다.

서둘러 사형을 집행하고 공개한 것은 그만큼 북한 체제의 내부통제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13일 장성택의 사형 집행 배경에 대해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김정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반영하고 장성택을 둘러싼 내부논란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 공식 발표한 것은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모양새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어 "장성택 숙청으로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고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강화돼 북한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며 "김정은이 앞으로 권력 재편과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경제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권력 분란과 민심이반에 따른 북한의 체제 내구력이 약화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장성택이 쿠데타를 도모했다는 설이 나도는 등 장성택 사형 이후 북한 주민들의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형 당일 개성공단 회의 남측에 제의=북한은 장성택을 사형시킨 지난 12일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 제4차 회의 개최를 제안하고 주요20개국(G20) 및 국제금융기구 대표단의 개성공단 방문을 수용하는 등 체제 안정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북측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회의를 오는 19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해왔다"며 "우리 측은 오늘 오전 이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또 우리 측이 제의한 G20 및 국제금융기구 대표단의 19일 개성공단 방문 방안을 전날 수용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공동위는 지난 9월16일 3차 회의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열리는 것으로 남북은 앞서 분기에 한 번씩 공동위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회의를 선제안하고 국제 대표단 방문을 수용한 것은 장성택 처형으로 인해 체제 불안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외부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북한 내부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는 상황 속에 북한은 개성공단을 유지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맞춤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장성택 처형 이후 남북 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 처형 사실을 보도하며 "모든 사실은 장성택이 미국과 괴뢰역적 패당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 '기다리는 전략'에 편승해 우리 공화국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려는 만고역적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는 등 향후 대외정책을 폐쇄적으로 가져갈 것임을 암시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이 남한에 편승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어느 인사가 남측과 협력을 이야기할 수 있겠냐"며 "북한 강경파들이 득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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