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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파업할 때 인가
입력2004-06-11 16:41:45
수정
2004.06.11 16:41:45
병원의료노조 소속 전국 100여개 병원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민주노총 산하 최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도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해 본격적인 하투(夏鬪)로 접어드는 조짐이다. 현대차 노조 외에도 대우차 노조가 이미 쟁의발생을 결의했고 기아차와 쌍용차 노조도 앞으로 쟁의발생을 결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달 초 민주노총이 집중교섭을 제안했으나 완성차 업계 말고도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과 택시연맹 등의 파업이 예고되고 있는 등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사항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외에도 심야근무제 폐지,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기금’ 조성,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이다. 반면 회사측은 다른 대기업의 임금동결을 의식, 임금인상을 자제하도록 요청하고 사회공헌기금 조성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사회공헌기금과 관련, 노사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노동부장관의 발언이 존중돼야 한다고 믿는다. 또한 노조나 사회적 압력을 통한 기금 조성은 준조세일 뿐이다. 특히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돼 물가가 치솟고 자동차 내수 시장도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두자릿수 임금인상과 사회공헌기금을 거둬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경영여건을 악화시키는 근시안적인 요구라고 판단된다. 그 동안 차 업계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높은 임금의 혜택을 누려왔다면 이제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해 스스로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고 믿는다.
현대ㆍ기아차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호황을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을 인정 받은 쾌거도 올렸다. 이 같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2010년 글로벌 톱5에 들어간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과 기술개발이 절대적인 요소다. 이익을 나누어 쓰기 보다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임금동결에 무파업을 선언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상이 진행 중인 병원노조의 파업도 아직은 환자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지 않으나 장기화하면 국민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주 40시간 근무에는 노사 모두 합의한 상태이면서도 주5일 근무냐 주6일 근무냐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의료매출이 34%나 줄어든 상황에서 병원의 수지악화가 건강보험수가의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국민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병원 매출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 경제는 이미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자동차 노조와 병원노조 등은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우려가 큰 극한적인 대결은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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