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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4월 10일] 생명공학산업 '야구를 모델로'

박영훈(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얼마 전 미국에서 개최됐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는 우리나라 야구 국가대표팀이 정말 아쉽게도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편으로 한국야구가 세계 정상급임을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였다. 신문을 비롯한 많은 미디어와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가져온 한국야구의 밑바탕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있었음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소위 스몰볼과 빅볼이 융합된 토탈 베이스볼의 완성, 그리고 저비용 고효율 야구, 마지막으로 믿음과 신뢰에 바탕을 둔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과 이에 따른 믿음의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가 정보기술(IT)시대를 넘어 ‘바이오테크’에 기반한 생명공학산업의 블루오션 전략구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어 세 가지 관점에서 정리해 본다. 첫째, 소위 스몰볼과 빅볼이 결합된 ‘토탈 베이스볼’처럼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융ㆍ복합연구가 가능해야 할 것이다. 생명공학은 대표적인 융ㆍ복합 기술로서 이의 연구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비돼야 한다. 대덕 연구개발(R&D)특구는 마치 용광로와도 같이 다양한 연구기관과 우수한 인재가 한곳에 모여 있는 최적의 집합체이다. 이러한 대덕 R&D특구의 강점을 살려 산업간ㆍ기관간ㆍ학제간 융합과 조화를 이루는 연구를 통해 생명공학 분야의 스몰볼에 해당될 수 있는 기초연구와 빅볼이라 할 수 있는 의료산업ㆍ병원 등 인프라와의 융합을 통한 블루오션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의약개발 프로젝트는 기초연구에서부터 의약개발까지 통상 12년에서 15년 정도의 기간과 8억달러 이상의 개발비용이 소요되는 고위험(high risk) 프로젝트이다.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하여 세계적 범위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의 승인 수는 40개이며 합성신약의 승인 수는 31개로 바이오기술이 제약기술을 추월하기 시작했다(美 FDA 2006). 이는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생명공학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원동력임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산업은 규모 면에서 영세하고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하여 낙후되어 있으나 첨단의료기술의 등장으로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할 경우 일부 분야에서 우위적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능력과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저비용으로 투자하여 최단기간에 최대효과를 내는 고효율 구조를 갖고 있는 곳을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 생명공학 분야를 이끌어야만 한다. 생명공학 연구는 특성상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실패할 확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연구자의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믿음과 인내가 필요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 칭찬과 격려를 통한 신뢰의 구축은 장기적으로 믿음에 바탕한 리더십의 중요한 근간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신명’이 난 연구자 개인이나 그룹은 국민의 ‘믿음’에 대한 커다란 보은으로 ‘블루오션’을 창출해낼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시대적 요청인지는 모르나 WBC 한국 야구 모델처럼 실제로 우리 생명공학연구원은 ▦기술의 융합을 위한 ‘바이오융합’ ▦세상의 요구에 부응하는 ‘국가사회적 니즈대응’ ▦세상의 인재와 기술을 발탁해내는 ‘오픈이노베이션’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화’라는 4대 중점방향을 설정했다. 지난 긴 시간 동안 축적된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 전문연구인력 그리고 인프라를 동시에 구비하고 있는 우리 연구원과 여기에 의료기관과의 현장 융합연구가 부가된다면 생명공학분야 블루오션 창출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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