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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비생산적 공방' 정치불신 심화
입력2000-03-15 00:00:00
수정
2000.03.15 00:00:00
양정록 기자
여야 지도부가 비생산적인 선거공방에 열을 올리고있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의 정치불신이 갈수록 커지고있다.특히 국가채무와 대북사업 특혜 여부, 「신북풍」 공방이 비생산적인 선거 공방의 대표적인 사례로 정치권 차원의 대안제시가 없는 오직 표를 얻기위한 소모전을 계속하고있다.
먼저 국가채무가 여야간에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지만 「악의적인 채무규모 부풀리기」(민주당), 「그것도 적게 얘기한 것」(한나라당) 등 공방을 위한 공방으로 치닫고있다. 여야가 파악하고 있는 적자규모가 한쪽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고 다른 한쪽은 축소되고 있는 꼴이다. 물론 지역감정이나 색깔론 따위의 한물간 소재에서 벗어나 중요한 정책현안을 놓고 공방을 벌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않다. 그러나 논쟁이 생산적으로 되려면 문제의 실체를 튀기거나 축소시키면 그것은 정책대결이 아닌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야 정책관계자가 이같은 정치공세성 공방을 벌인다면 차라리 안정론과 견제론 등「흘러간 노래」를 4년만에 다시 듣는 것이 더 낫다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공방이 아닌 나라의 장래를 고려한 나라빚 청산방안이 진지하게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베를린 선언」으로 야기된 대북사업 지원 공방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데도 이번 선거전에 휘둘리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등 야권이 지속적으로 베를린 선언 등 정부의 경협정책을 색깔론으로 공격하면서 쟁점화하는 것은 남북협력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비난이 높다. 통일부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나온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3.5%가 베를린 선언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힌 것은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역대 선거에서 북풍은 흘러간 노래중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지난 14일 강원지역 유세에서『총선을 한달 앞두고 외국에서 베를린 선언을 한 것은 총선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베를린선언이야말로 신북풍』이라며 신북풍설을 제기했다.
야당지도부들이 햇볕정책으로 통칭되는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북풍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하며 정치공세와 경각심 차원 여부 등을 떠나 비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를린 선언에 대한 북측의 반응과 북한 군사력에 대한 평가를 사실 확인도 없이 정치공세로 일관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남북문제는 신중한 논의와 접근이 요구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여야를 떠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총의를 모아야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여야는 총선 승리만을 위한 정치공세성 비난보다는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논쟁분위기를 형성,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내야한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3/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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