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권파(경기동부연합)가 16일 구성된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 참여를 거부하고 독자 비대위를 꾸리겠다고 나섰다.
강 위원장은 이석기ㆍ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반면 구당권파 중심의 독자 비대위의 주된 역할은 '이석기ㆍ김재연' 지키기다. 두 기차가 하나의 선로 위에서 마주 달리는 양상이다.
강 위원장은 이날 권태홍ㆍ민병렬(공동집행위원장), 이정미(대변인), 이홍우(비대위원) 등 내부인사 4명이 포함된 비대위 1차 인선을 발표했다. 각각 구민노당계 비주류(민병렬-부산연합, 이정미-인천연합), 구국민참여당계(권태홍), 진보신당 탈당파(이홍우) 등으로 계파별 안배가 이뤄졌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끝내 참여를 거부했고 당초 합류가 예상되던 방석수 울산시당 부위원장도 막판 거절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기갑호(號)는 '반쪽 비대위'에 머물렀다. 특히 방 부위원장이 비대위 합류를 거부한 것을 두고 울산연합 세력이 구당권파와 힘을 합쳤다는 소리가 나온다.
강 위원장은 노동계 인사 1명을 포함한 외부인사 2명을 추가로 선임, 이르면 18일 발표한다. 노동계에서는 유지현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이 내정됐지만 민노총 측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의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민웅ㆍ정태인 성공회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으나 정 교수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비대위 참여를 저울질하던 구당권파 측은 ▦비대위 지분의 절반 ▦경쟁형 비례대표 거취에 대한 당원 총투표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면 보이콧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당권파 측은 당원 중심의 별도 비대위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당권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17일) 당원 중심의 비대위를 출범시켜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대중적이고 무게 있는 위원장을 확정해 흐트러진 당 상황을 수습하고 정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비대위는 비례대표 총사퇴를 결정한 당의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이ㆍ김 당선자를 사수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강 위원장은 "비례대표 사퇴를 오는 30일 전에 해결하는 것이 비대위의 가장 큰 목표"라며 "이를 위해 당선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석기ㆍ김재연'사퇴와 사수를 둔 강 위원장과 구당권파의 싸움은 현재로서는 전혀 타협점이 없는 제로섬 양상이며, 결국 그 끝은 분당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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