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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산층 '하우스푸어' 위중하다

한때 아파트는 재산증식의 상징이었다. 가격이 계속 오르니 무리를 해서라도 사놓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는 계륵같이 돼버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샀던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힘겹다. 집값이 떨어지는데다 거래조차 끊겨 팔리지도 않고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6~2007년 아파트 값이 최고조일 때 구입했던 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집만 사면 돈을 번다는 생각에 너나없이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은행의 담보대출 비율은 집값 대비 50% 수준이어서 부담이 그나마 작지만 보험사 같은 2금융권에서 추가 담보대출을 받은 것이 화근이다. 2금융권 회사들은 집값의 100%까지 추가 담보대출이 가능하다는 전단을 대대적으로 뿌리면서 영업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게 요즘 시장상황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내놓는 아파트 경매물건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경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 중 상당수가 2금융권에서 나오는 물건이다. 집값의 70~80%까지 대출 받아 아파트를 샀던 개인들이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덕이다가 연체하게 돼 결국 경매에 넘어간 것이다. 대대적인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영향도 크다. 정상적인 저축은행까지 담보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몇 차례만 이자를 연체해도 담보주택을 바로 경매로 넘겨버리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특히 2금융권 담보대출이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어 문제다. 중산층 담보대출의 경우가 더 그렇다. 웬만큼 소득이 있는 계층이니 스스로 알아서 잘 관리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보대출의 덫에 걸린 '하우스푸어'인 경우 서민보다 나을 게 없다. 연소득 3,000만~4,000만원이 넘으면 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중산층의 개인워크아웃 신청까지 급증세다.

중산층 하우스푸어 문제는 소득수준만으로 판단할 게 아니다. 이들의 부채구조, 특히 2금융권으로부터의 담보대출 내용을 유심히 봐야 한다. 가계부채의 폭탄이 반드시 저소득층에서부터 터지리라는 법은 없다. 소득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2금융권 담보대출로 부채구조가 악성인 사람들, 바로 여기가 뇌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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