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친형 이상득 구속 충격에 11일 외부일정 취소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한국일보 DB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예정된 외부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한 충격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와 함께 유공자 포상을 할 예정이었다. 이 대통령이 평소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해왔고 인구의 날이 올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의 행사 참석 취소는 갑작스런 결정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 새롭게 전달할 메시지가 많지 않고 당초 계획했던 토론도 준비가 미흡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지만 이 전 의원의 구속에 따른 충격과 대책마련에 외부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의원의 구속에 청와대는 일단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도 나타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늦게 이 전 의원의 구속 사실을 보고 받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든 사과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을 예상해볼 수 있지만 아직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경우 시기는 검찰의 저축은행 수사 종료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내용은 친형이 관련된 상황인 만큼 앞선 두 차례의 측근 비리 관련 사과보다는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연설에서 측근 비리에 대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2월 기자회견에서는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고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가슴을 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