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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야권이 겸손해야 할 이유

"여러분의 성취가 저희의 성취다. 승승장구하기를 빈다."

18일 한명숙 대표 등 민주통합당의 신임 지도부를 만난 권양숙 여사는 이 같은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 집 밖에서 외부 인사를 맞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문 앞까지 나와 신임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권 여사의 이례적 환영은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의 새 지도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임 지도부가 첫 지방 일정으로 부산 지역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를 PK 지역으로 삼고 있고, 이를 위해 당내 거물급 인사들이 이미 PK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등 이른바 그들의 입장에서는 '낙동강 전투'의 전우이며 밖에서 보기에는 '노무현 사람들'의 귀환이다.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지역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경남 창원 지역에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한 민주당 인사는 "8개월째 경남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이제 안 된다는 보편적 정서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야권)단일 후보만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여느 선거 때 같으면 한지(寒地)처럼 여겨졌을 PK 지역 내에서도 벌써부터 야권주자들끼리의 기득권 다툼 얘기가 들린다. 최근 정동영 상임고문이 부산 영도를 출마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역 정치 지망생들 사이에서 '이제 와 판을 깨뜨리려고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통합당지도부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밑바닥 정서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이들의 PK행에서 만난 40대의 한 여성 유권자는 "그래도 1% 정도는 야권에 마음이 기울어 있지만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보기 싫다"라며 "아직도 실제 투표에서 민주당을 지지할지는 결심이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권이 벌써부터 기득권 싸움을 벌이기 보다는 좀 더 겸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 특히 우리 국회의원 선거는 매번 변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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