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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돈은 다 나간다" 은행 예·적금 금리 '배짱인하'

1.4%까지↓… 기준금리보다 못해

예대마진 올리려 고객 쥐어짜기

수익성 떨어지는 상품 집중… 장기 예금 혜택도 줄어

은행 예·적금 금리 '배짱인하'


시중은행들이 최근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를 한국은행 기준금리(1.75%)보다 못한 수준으로 떨어뜨리며 이른바 '배짱장사'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도 은행을 벗어나지 못하는 고객이 늘었다는 판단하에 예대마진을 끌어올리려는 차원에서 고객을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최근 일제히 수신금리를 인하했다. 우선 국민은행은 지난 27일부터 주요 상품의 수신금리를 0.1~0.2%포인트 내렸다. 일반정기예금의 경우 1년 만기 상품이 0.2%포인트 내린 1.4%, 모바일 전용상품인 'KB스마트폰예금'은 1년 만기 기준으로 0.15%포인트 인하한 1.80%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24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하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45%,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6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정기적금은 1년 만기 기준으로 0.25%포인트 하락한 1.55%, 모바일 전용상품인 '신한스마트적금'은 0.15%포인트 떨어진 2.0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5일부터 최대 0.3%포인트의 예적금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우리은행 또한 지난달 0.2~0.35%포인트가량 금리를 내렸다.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과 3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차가 0.2%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장기 거치예금에 대한 혜택도 상대적으로 줄였다.

무엇보다 은행들의 이번 수신상품 금리 인하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나 정기적금같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품에 집중돼 있다. 다음달 16일부터 MMDA 상품 금리 조정에 나서는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적금 금리를 상당폭 인하해 사실상 보통예금과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실제 '우리청춘100세통장'과 '우리평생파트너통장'의 경우 기존 2%에서 무려 1.7%포인트나 금리를 낮췄으며 이마저도 급여이체를 해야지만 받을 수 있다. '고단백MMDA'는 예치금액에 따라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우리뱅크월렛카카오'는 0.7%포인트 각각 줄일 예정이다. 국민은행의 'KB우대저축통장'이나 신한은행의 '수퍼저축예금' 같은 MMDA 상품도 금리를 0.2~0.25%포인트가량 낮췄다. 정기적금 또한 대부분 은행이 0.2~0.35%포인트가량 금리를 인하해 정기예금보다 인하폭이 훨씬 컸다.



은행들이 이같이 바닥금리를 제공하면서도 고객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이미 빠져나갈 돈은 다 빠져나갔다'는 계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개인고객 담당 임원은 "이미 많은 고객들이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옮겨탔다"며 "은행에서 앞으로 빠져나갈 돈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임원 또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들로서는 은행 외에 자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다"며 "여타 은행들도 비슷한 인식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월 시중은행의 총예금 규모는 1,079조4,535억원으로 지난해 초보다 71조원가량 증가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0.1% 정도의 금리만 주고도 굴릴 수 있는 이른바 '저원가성 예금' 또한 4대 은행 기준으로 1년간 34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각 은행은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을 손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예적금 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0.1% 안팎의 금리로도 굴릴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예적금 유치에 대한 열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익 측면보다는 고객유치용 성격이 강한 정기적금이나 MMDA 금리를 큰 폭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이 같은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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