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후 다섯시'. 월요일은 공연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휴일과 같은 날이다. 특히 오후5시는 주말공연 스케줄을 소화한 뒤 다소 여유를 찾으며 쉬는 시간 가운데 가장 한가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국립극단은 스스로를 선물처럼 만들어 국민들과 연극인들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약속과 함께 지난 3월부터 '월요일 오후 다섯시'라는 이름으로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2012년 월요 인문학 강좌를 개최해오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철학자ㆍ사회학자ㆍ미술사학자 등을 초청해 시간ㆍ공간ㆍ몸ㆍ사회ㆍ연극과 역사에 대해 강연을 듣고 연극인들의 질문과 대답 속에 사유와 성찰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다. 공연이 없는 월요일 오후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의 무대는 작품 창작의 새로운 물길을 트고자 하는 연극인 여러분에게 열려 있다. 특히 '월요일 오후 다섯시'는 연출가ㆍ극작가ㆍ배우ㆍ스태프뿐 아니라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참여할 수 있다. 상ㆍ하반기 각각 4개월간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을 골라서 들을 수도 있다. 올해 상반기 강좌는 3월부터 6월, 하반기 강좌는 8월부터 12월까지로 잡혀 있다. '월요일 오후 다섯시'는 물론 무료로 진행되는 강좌다.
지난 3월에는 '들뢰즈의 시간론: 순간과 영원'이라는 주제로, 4월에는 '연극학 사전의 새로운 언어들'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쳐 공연예술인들에게 호평을 받았었다. 5월의 주제는 '나는 몸이다:동양철학에서의 몸, 감정, 자유'다. 김시천 경희대 교수가 3회에 걸쳐 동양철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몸'을 강의하는 중이다. 6월에는 강신주 철학박사가 '삶을 낯설게 하는 철학적 성찰 네 마당'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선다. 강의 소주제는 ▦4일 습관의 집요함 ▦11일 생각의 발생 ▦18일 언어에 대한 감수성 ▦25일 섬세한 정신의 철학적 기초 등이다. 평상시 의식하고는 있지는 않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많이 있다. 철학은 바로 이런 것들을 낯설게 성찰하는 사유의 기술이다. 인문학과 연극인들의 행복한 만남을 시도하는 국립극단의 '월요일 오후 다섯시'에 공연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해서 우리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눈을 더 키울 수 있는 계기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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