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이동 통신사들 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KT는 2분기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실적은 다소 호전될 전망이다.
15일 이통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KT는 올 2분기 8,000억원이 넘는 당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KT 역사상 최대 손실규모이며,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KT가 대규모 적자를 낸 가장 큰 요인은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단행된 인력 구조조정이다. KT는 지난 4월 특별명예퇴직을 통해 8,300여 명을 회사에서 내보내면서 특별명퇴금으로 1조1,000억원을 지출했다.
보조금이 대부분인 마케팅비도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많이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지난 5월 단독영업기간 동안 25만 여 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타사로부터 유치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단독영업 기간 유치한 가입자 수보다 4~6만 여 명 많은 수치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명예 퇴직금과 보조금 비용 등을 제대로 반영하면 영업손실은 9,000억원대, 당기순손실은 1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며 "다만 명퇴금은 일회성 비용인 만큼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은 2분기 당기 순이익이 5,000억원대로 전 분기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 분기 통신장애에 따른 수백 억 원대의 보상금 지출로 악화 된 실적이 다시 상승세를 탄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실적 하락세를 겪었던 LG유플러스도 2분기 당기 순이익이 800억원 안팎을 기록해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편 KT는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KT렌탈과 KT케피탈 매각 추진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손실 추세가 이어지면 KT의 부채비율은 마지노선인 200%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우량 계열사 매각 없이는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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