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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0월 30일] <1537> 화성인의 습격


1938년 10월30일 밤8시, 미국 CBS라디오에서 이런 전파가 흘러나왔다.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긴급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습니다.' 이어지는 현장보도. '화성인들의 군대가 뉴 저지주의 한 농장 부근에 착륙했습니다. 주요 시설은 화성인이 파괴하고 도로는 피란민 행렬로 북새통입니다. 미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참상을 전한 필립스 기자의 정체는 연출자 오손 웰스. 긴급 뉴스도 핼러윈데이 축제를 맞아 기획한 60분짜리 드라마 '우주전쟁'의 일부였다. 문제는 긴급 뉴스를 사실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 드라마 초반에 허구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지만 다른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과 겹치는 통에 긴급 뉴스부터 들은 청취자들은 화성인 침공을 사실로 믿었다. 일부 청취자들은 히틀러가 비밀무기를 동원해 미국을 침략했다고 여겼다. 600만 청취자 중 12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는 통계도 훗날 나왔다. 긴급 뉴스가 야기한 혼란을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겁먹은 사람들이 화성인의 독가스를 피하려 젖은 타월을 얼굴에 두르고 집을 뛰쳐나갔다. 서부에서는 로키산맥으로 향하는 피란민 행렬이 줄을 잇고 일요일 저녁 예배를 드리던 교인들은 종말이 왔다는 사실에 몸을 떨었다.' 인간의 본성에 우주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기 때문일까. 방송 역사상 가장 큰 해프닝으로 꼽히는 '화성인의 습격'은 이후로도 영화와 드라마로 수없이 만들어졌다. 화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1965년 마리너 4호부터 시작된 화성 부근 탐사로 점차 엷어졌다. 경제성장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무지와 환상을 부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2037년 유인 화성탐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경제력이 뒷받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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