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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라진 소프트달러 공시

지난해 12월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사가 리서치나 데일리 리포트에 대한 서비스 대가로 증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인 소프트달러에 대한 공시를 전면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발표에 반색했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수수료가 얼마나 드는지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소프트달러 비용을 주식매매 거래 수수료에 포함해 일괄적으로 증권사에 지불해왔다. 당연히 소프트달러가 얼마인지 알 길이 없었다. 일부에서는 몇몇 증권사들이 자산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로비 비용이 소프트달러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소프트달러 공시 제도는 펀드 투자자들의 알 권리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소프트달러에 대한 공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운용사들이 제대로 이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는 선정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업무량이 많아진다"며 "증권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접 증권사 선정기준을 공시하고 정보제공의 비용을 밝히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도 발을 빼기는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프트달러 도입으로 증권사의 리서치 역량이 강화된다는 금융당국의 주장도 동의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도 "자산운용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한데다 회장 선거 등 일정이 많아 추진하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공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금융투자협회의 외면 속에 애꿎은 펀드 가입자들만 내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불필요한 수수료만 내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달러 공시는 펀드 투자자들에게 자기가 가입한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알려주는 긍정적 기능이 있는 만큼 선진금융 문화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소프트달러 공시가 하루라도 빨리 재개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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