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자력 산업 투자 확대 기대감으로 연일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기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9위에 올랐다. 시가총액 10위에 오른 지 하루 만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1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03% 오른 6만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39조 7148억 원으로 10위인 기아(39조 3298억 원)를 제치며 9위를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에도 시가총액 38조 1774억 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시가총액 10위권(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으로 진입했다.
지난해 말 1만 7750원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비교하면 올 들어 약 250% 급등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원전 용량을 4배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원전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체코 신규 원전 계약 체결 소식마저 전해지자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원전주가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 중립 달성 등으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원전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원전 설비 용량이 연평균 3.5%씩 증가해 2023년 372기가와트(GW)에서 2050년 95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에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특별법을 발의한 점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SMR 기술 개발 위한 지원법을 대표발의했다. 세부 법안 내용으로 △SMR 기술 연구·개발·실증 지원 △민간기업 육성과 부지·시설 등 행정·재정적 지원 △기본계획 수립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이 담겼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의 증가 및 전기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SMR 외에도 대형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2027~2028년 가스터빈 공급을 목표로 미국 데이터센터 업체 2곳과 협상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말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글로벌 원전 정책 변화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