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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오일쇼크 파고 넘자

현대문명 건설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는 석유는 인류역사와 그 맥을 같이한다. 구약성서 ‘노아의 방주’에는 선박의 방수를 위해 역청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보이는가 하면, 기원전 3000년쯤 수메르인들은 아스팔트로 신상을 세웠다. 이후 약용이나 종교의식 같은 곳에 제한적으로 쓰이던 석유는 산업혁명을 계기로 용도가 거의 무한대로 확대되면서 인류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 석유가 산업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시대였지만 우리 스스로 석유에너지 관리에 나선 것은 지난 60년대 초 공업근대화를 본격 전개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정부는 석유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경제발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에너지 수급에 신경을 쓰기는 했으나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것은 70년대에 터진 두 번의 오일쇼크를 통해서였다. 국제유가가 90년 걸프전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배럴당 27~31달러대의 상승세를 지속한 이래 이달 들어서는 배럴당 35달러에 육박, 걸프전 직전인 90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필요한 석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유가폭등은 말 그대로 악재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극도의 내수침체로 고통받는 우리 경제가 원자재난으로 인한 후유증에서 채 헤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고유가는 유일한 성장동력인 수출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정부는 공업화를 향해 첫발을 내딛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석유에너지의 꾸준한 공급을 통한 안정적인 산업생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원부국과의 우호관계와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유리한 해외자원 개발여건을 조성해나가고 기업의 해외자원 개발투자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절약형 첨단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속화하는 한편 해외자원에 눈을 돌려 장기 투자를 계획해야 한다. 보다 먼 장래를 위해서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 역시 고유가 시대에 합당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인구는 세계 25위지만 석유소비량은 6위이며,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3위지만 석유수입량은 3위로 경제규모에 비해 과도한 에너지 소비양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인당 연간 에너지소비량이 일본ㆍ영국보다 많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 등 끄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같은 소박하지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는 중요할 뿐만 아니라 자칫 심각해질 수도 있는 에너지 문제에 대해 너무 무심한 경향이 있다. 그리고 악몽 같던 오일쇼크가 언제든지 재발할 개연성이 있는데도 안일함에 젖어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정부와 기업, 가정이 삼위일체가 돼 ‘3차 오일쇼크’에 대비할 때다.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ㆍ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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