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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담은 주방가구 개발… 세계를 품는 '넵스의 고집'

'오마주 투 코리아' 세번째 작품

민화 접목한 '바람의 화원' 선봬

이재욱 넵스 디자인연구소 소장이 10일 서울 논현동 '넵스 주방가구 전시장'에서 신제품 '바람의 화원' 모델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넵스

서울 논현동 도산대로로 자리를 옮긴 넵스 신사옥 2층 '주방가구 전시장'에 최근 우리 고유의 향기를 오롯이 품은 신제품 '바람의 화원'이 등장했다. 하단 여닫이 문에 전통 채색화 작가 강은명 작가의 '화접도'를 담은 '바람의 화원'은 꽃 상감 작품을 담은 '모네의 정원(2011년)', 에칭 기법으로 한글을 새겨넣은 '고향의 봄(2012년)'에 이은 '오마주 투 코리아'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넵스는 2007년 이탈리아와 독일의 명품 주방가구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생활방식을 담은 '한국형 주방' 개발에 매달렸다. 2012년에는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참가해 국당 조성주 서예가의 캘리그라피를 도어 전면에 새겨넣은 '고향의 봄'을 전시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재욱 넵스 디자인연구소 소장은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세계인에게 인정받을만한 주방 디자인이 어떤 것일까 고민하던 중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답을 얻었고 이후 한국인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담은 주방 시리즈를 선보이게 됐다"며 "주방가구 본고장인 독일의 에거스만과 이탈리아의 톤첼리·세자르·미톤 등 명품 가구의 디자인과 기술을 습득하면서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2년만에 선보이는 신제품 10종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히는 '바람의 화원'은 3년전 메세나 사업의 일환으로 넵스가 후원한 '민화전'이 계기가 됐다. 민화전 이후 신제품 개발 회의에서 양반들만 향유하던 고급문화가 아닌 서민문화의 상징인 민화를 담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물론 전통 가구가 아닌 현대식 가구에 민화 작품을 접목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하지만 넵스는 하단 여닫이 문에 민화 작품을 실사 프린팅하기 위해 순간 건조 효과가 높은 UV 프린팅 기법을 활용했으며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던 끝에 결국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민화를 입힌 서랍장 양옆에는 대리석 질감이 느껴지는 라미네이트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넵스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문화 후원 활동을 통해 다양한 한국형 디자인 키친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소장은 "넵스가 매년 개최하는 '넵스 마스터피스'를 통해서도 10명의 신진작가를 후원하고 있고 지금까지 후원사업 등을 통해 협업한 작가가 100여명이 넘는다"며 "넵스의 문화 네트워크를 통해 꾸준히 한국형 디자인 키친을 선보이다 보면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추게 되고 만성 적자인 가구산업의 무역 수지를 개선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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