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22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4년째 늘어나고 있는 반면 소비는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오랜 숙원인 에너지 자원 독립에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지난 1970년 하루 960만배럴에서 2008년 495만배럴로 줄었다가 지금은 570만배럴로 회복된 상태다. 미국 에너지부는 국내 원유생산이 오는 2020년에는 700만배럴에 달할 것을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산유량이 장차 1,00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한다. 이는 세계 양대 산유국인 사우디나 러시아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의 이 같은 산유량 증가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원유를 추출하는 신기술도 잇따라 개발됐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경기둔화와 고유가로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자동차 연비효율이 높아지고 친환경차가 확산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로부터 들여오는 원유은 지난 3년 동안 20%가량 감소했다. 미국의 해외 원유수입 의존도는 2005년 60%에서 지난해에는 45%까지 낮아진 상태다. 정유제품의 경우 아예 순수출국으로 돌아섰다.
미국외교협회의 마이클 A 레비 에너지ㆍ환경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원유수입이 감소하면 국가안보 담당자들이 보다 융통성 있게 정책을 입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산유량 증대가 고유가에서 비롯된 만큼 세계경기 둔화로 유가가 하락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에너지 독립성 확보 가능성이 커지는 데 대해 업계가 크게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파이오니어천연자원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원유를 어디서 수입해야 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이는 미국 역사 100년 만의 최대 쾌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