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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를 전도하는 러시아 마임세계
입력2003-01-12 00:00:00
수정
2003.01.12 00:00:00
김희원 기자
러시아 마임극 두 편이 올 초 잇따라 국내 무대에 다시 오른다. 마임이스트 슬라바 폴루닌이 이끄는 `스노우 쇼`가 오는 2월 12일부터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으며, 러시아 광대극단 `리체데이` 도 16~25일 한전아츠풀센터에서 세 번째 내한 공연을 연다.
러시아 극단이 펼치는 두 작품은 모두 광대ㆍ마임극의 특징과 연극ㆍ퍼포먼스 등을 포함한 복합 장르적 경향을 두루 갖춘 공연들이다. 광대예술의 특성에 걸맞게 현장성을 중시, 공연 도시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노우쇼= 2001년 7월 국내에서 첫 공연됐던 `스노우 쇼`는 당시 성인 관객을 중심으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지금까지 세계 50여 개국에서 공연되며 100만 관객과 만났고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 러시아 황금마스크상, 에든버러 페스티벌 비평가상 등 세계적 권위의 연극상을 두루 휩쓸었다.
연출자이자 광대인 폴루닌은 막스 밀러,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르소 등을 잇는 광대로 평가된다. 폴루닌은 17살 때 본 마임공연 때문에 공학도의 뜻을 접고 광대가 됐으며 88년 런던 공연, 93년 프랑스의 세계적 서커스단 `태양 서커스단`과의 북미순회공연 등을 성공시키며 명성을 얻었다.
공연에 특별한 줄거리나 메시지는 없다. 사랑이나 실연, 고독 등에 관한 촌극이 몸짓만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기발한 상상력이 무대 전체를 휘감는다. 광대극 답게 웃음이 기본 정조지만 이따금 애수가 배어나오기도 한다. 거대한 거미줄이 객석 전체를 뒤덮거나 주인공이 찢어버린 연서(戀書)가 눈발로 변해 객석으로 불어닥치는 마지막 장면 등은 압권이다. 음악과 몸짓 등 단순하고 원초적인 언어를 통해 가슴 속 에 묻어둔 순수함은 물론 러시아 연극의 극적 전통, 철학적 깊이까지 고루 맛보게 한다. 폴루닌을 포함, 모두 4명이 나온다. 2만~6만원. (02)2204-0114.
◇리체데이=세계적 광대극단인 `리체데이`는 2000년, 2001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한다. 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는데 특히 어린 관객들의 호응이 컸다. 이 극단 창단에 폴루닌이 참여했었기에 공연 일부에서 `스노우 쇼`와의 유사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작품은 `스노우 쇼`보다 더 전통 마임에 더 가깝다. 화려한 무대 활용보다는 간단한 소도구와 동작 만으로 웃음과 슬픔, 분노와 즐거움, 페이소스 등 다채로운 정서를 담아낸다. `시적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광대극`이라고 평가도 이로부터 온다.
이들 공연 역시 줄거리가 없는 옴니버스 형식. 이번 공연에서는 `푸른 카나리아` `마술가방` `날아다니는 모자` `빨래터 풍경` `선원` 등 기존에 선보였던 작품과 새 에피소드를 섞어 총 9편을 선보인다. 2만~5만원. (02)548-4480~2.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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