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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둔 헤이우드 혈액 구카이라이 살인죄 입증

■ 중국 정부, 사건 전말 공개<br>충칭 수사대장, 시신 화장 전 몰래 혈액 뽑아 보관해둬


몰래 피 뽑아… 소름 돋는 그녀의 수법
숨겨둔 헤이우드 혈액 구카이라이 살인죄 입증■ 중국 정부, 사건 전말 공개충칭 수사대장, 시신 화장 전 몰래 혈액 뽑아 보관해둬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지난 2월부터 중국 최대의 정치 스캔들로 비화하며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부인 구카이라이(사진)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살해사건 전말을 중국 정부가 마침내 공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9일 공판에서 구카이라이의 살인죄를 밝히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된 것은 헤이우드의 혈액 샘플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이우드의 혈액과 토사물에 독극물인 시안화물 성분이 나왔고 호텔 CCTV에서 피고인들이 범행 당일 헤이우드의 객실에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신화통신의 이번 보도는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담고 있어 구카이라이 사건에 대한 중국의 '대외 발표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헤이우드의 사망을 보고받은 왕리쥔 당시 충칭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은 수사 결과 구카이라이의 혐의가 짙음에도 회유ㆍ협박에 넘어가 서둘러 시신을 화장한 뒤 사건을 덮었다. 이와 관련,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사이트 보쉰은 왕 전 부시장의 수하인 왕펑페이 전 충칭시 공안국 기술수사총대장이 시신을 화장하기 전 몰래 헤이우드의 시신에서 혈액 샘플을 뽑아 베이징의 지인 집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왕리쥔의 미국 총영사관 망명기도 사건을 계기로 공안부 차원의 헤이우드 사망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시작되자 왕펑페이가 숨겨둔 혈액 샘플을 내놓았다는 게 보쉰의 주장이다.

사건의 발단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 보과과를 통해 헤이우드를 알게 된 구카이라이는 이후 중국에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 사업을 하기로 합의한다. 하지만 여러 정치적 이유로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헤이우드는 기대수익 1억3,000만파운드의 10%인 130만파운드를 요구했고 구카이라이가 이를 거절하자 갈등은 증폭된다.

법정에 선 구카이라이는 "이를 계기로 헤이우드가 보과과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범행동기를 설명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12일 자신의 집사 격인 장샤오쥔을 시켜 당시 베이징에 머물던 헤이우드를 충칭으로 불러들인 후 그의 호텔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만취한 헤이우드가 물을 찾자 그의 입에 독약을 들이 붓고 마약을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놓은 채 호텔을 빠져나왔다. 헤이우드가 마약 과다복용으로 숨졌다고 위장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도 내용이 구카이라이 범죄의 당위성만을 강조하고 ▦재판이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끝났으며 ▦참관자도 중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정했다는 문제 등을 지적하며 재판 전체가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주간 뉴요커 최신판은 파장을 서둘러 줄이려 중국 당국이 사건을 조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탕이간 안후이성 허페이 중급인민법원 대변인은 9일 "구카이라이가 조사에 협력한 점이 참작될 것"이라면서도 "판결이 언제 나올지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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