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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상생의 관계

여신금융협회 황명희 부장

지난 8월 초 시작된 카드사와 대형 유통업체간의 수수료 분쟁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카드사는 현재의 원가체계는 오히려 역마진을 발생시킨다며 수수료 현실화를 주장하고 이에 반해 유통업체는 카드사의 수수료 현실화 요구는 카드사의 부실을 가맹점에 부담시키고 나아가 물가상승을 유발한다고 반발한다. 과연 유통업체의 주장처럼 카드사의 수수료 현실화 요구는 정당하지 못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지난 10여년간 카드사는 꾸준히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했는데 그 결과 대손비용과 인건비를 제외한 2.32%의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손익구조를 갖게 됐다. 과거 카드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신용판매보다는 일종의 대출업인 현금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한 것과 내실보다는 거리회원모집, 사은품 제공 등으로 외형확장에 몰두한 것은 카드사의 원죄가 됐다. 이 원죄는 결국 카드사의 유동성 위기와 부실, 그리고 신뢰도 하락을 가져왔다. 사실 이번 분쟁은 양쪽 모두가 겪고 있는 경기침체에서 비롯됐다. 유통업체는 매출이 저조한 상태에서 수수료가 인상되면 당연히 이익이 줄어들 것이고 카드사는 현금서비스 한도의 대폭축소와 이용실적의 감소로 수수료를 현실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유통업체의 신규점에서는 카드사의 부실을 떠맡을 수 없다며 상품가격을 1.5% 인하해 소비자에게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것이기보다 신규점이 고객유치를 위한 이벤트적 성격이 강하다. 소비자 또한 상품가격 할인혜택이 카드사용으로 생기는 마일리지나 포인트 적립, 금융이익, 소득공제 등의 혜택보다 더 나은 것인지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은 상생의 관계다. 카드사는 가맹점을 통해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고 가맹점은 소비자의 외상구매에 따른 리스크 부담을 카드사에 넘기면서 동시에 현금보다 편리한 카드사용에 따른 구매력 증가로 가맹점의 매출이 증가한다. 이제 더 이상의 소모적인 기 싸움이나 논쟁보다는 양쪽 모두 진지한 대화와 타협만이 실마리를 찾는 해결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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