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전통그림에서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며, 특히 불교에서는 부처를 은유한다. 집안을 장식하는 민화에서는 진흙탕에 뿌리를 내리면서도 혼탁함에 물들지 않고 맑고 깨끗한 꽃을 피우는 연꽃이 명예와 절개, 장수와 생명력을 뜻한다.
동양화가 정제화는 연꽃을 주제로 다양한 화폭을 구성한다. 그의 최근작 20여점을 선보이는 개인전이'일탈ㆍ회귀'라는 제목으로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4층 특별관에서 선보인다.
그림의 주인공인 분홍색 연꽃은 기법 면에서는 전통적이지만 구성면에서는 '파격'적이다. '여정(旅檉)'이란 제목의 연작에서 연꽃들은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자동차 등의 탈것에 몸을 싣고 자연을 누빈다. 여가를 즐기는 도시인을 의인화해 보여준다.
강과 산을 배경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린 '레테(망각의 강)' 시리즈와 전통 화조화(花鳥畵)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일탈' 등도 선보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가로 324㎝ 크기의 대작인 '회귀'로 작가의 다양한 연꽃들이 거대한 화폭에 모두 담겨있다. 대형 꽃그림이지만 마치 한편의 인간군상을 보는 듯하다. 전시는 27일까지.(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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