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사회복지는 하나입니다. 종교는 중생과 사회 인권을 복지하는 것이 사명이자 목적입니다. 국가의 제도권의 복지가 비운 자리를 종교가 대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노인전문요양원인 인덕원(仁悳院)의 재개관을 앞두고 있는 삼천사 주지 성운스님(68ㆍ사진)은 불교계에서 드물게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롭게 개원하는 인덕원은 대지 3,113㎡(약 1,00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최신 시설을 갖춘 300여개 병상에서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들을 돌보게 된다. 승려 한의사인 도광스님이 상주하면서 환자들을 돌보며 전문인력 150여명과 16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노인성 질환을 앓는 이들을 보살핀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전망에 자리한 인덕원은 하루 20톤의 물을 데울 수 있는 태양광발전설비를 갖췄으며, 심야전기로 냉난방을 해 일산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시설이다. 또 사찰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이지만 종교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스님의 뜻에 따라 마리아의 집, 예수마을 등지로 주요 종교를 아우르면서 시설을 분리해 기독교도나 가톨릭 신자도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님의 사회복지 관심은 1970년대 후반 삼천사 주지로 처음 부임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찰 주변 무허가 판자촌이 즐비했던 진관내동과 진관외동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보고 난 이후부터다. 환경이 그를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했던 것. 이후 스님은 노력 끝에 1994년 사회복지법인 인덕원을 설립했고 1996년 인덕노인복지회관, 1997년 인덕어린이집에 이어 1999년 노인전문요양원을 개원하는 등 지금은 인덕원 산하에 총 직원수 400여명, 연 이용인원 700여만명에 이르는 35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과천 근처의 지명과 동명인 인덕원의 의미를 묻자 스님은 “어질 인(仁)은 사랑과 자비라는 뜻이며 사랑과 자비가 살아 움직일 때 비로소 덕(德)이 실천된다”며 “인덕원은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현장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덕원의 운영비 일체는 삼천사에서 충당한다. “월급만 2억원 정도 소요되는 데 신축 후 전체 운영비가 얼마나 들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노인들에게 최고의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특히 병원 외래 진료 없이도 중환자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호스피스까지 지원해 편안한 마음으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 1년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노인요양시설 이용의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스님은 또 오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제도 개선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중산층 이하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장기요양등급 3급을 받으면 요양시설에 입원할 수 없는데 경제생활을 해야 하는 가족들에게는 3급판정을 받은 노인들이 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차상위계층이나 빈민계층은 3등급을 받더라도 요양원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등 현실에 맞게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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