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교체가 유력시 됐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임은 천안함 사태 후 이어지고 있는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는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국가적 현안을 제대로 처리해 달라는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핵 6자회담이 기로에 서 있고, 최근 리비아와의 외교마찰과 미국의 대 이란 제재와 같은 민감한 외교 현안의 매듭이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유임도 마찬가지다. 현 장관의 유임은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간 대치가 지속되고 있고,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가 답보상태에 있는 만큼 지금은 대북정책 기조를 바꿀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서해 훈련을 둘러싼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외교와 국방과의 연계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유임이 뜻밖이다. 그 동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개각 1순위로 김 장관이 거론됐기 때문. 실제로 국방부 안팎에서는 이번 개각에 김 장관이 포함될 것을 유력하게 보고, 후임 장관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김 장관의 유임은 동ㆍ서해상에서 실시된 또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 군 지휘체계의 안정성을 기해 군사적으로 원활한 한미동맹을 이어가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해상 훈련과 관련해 북한이 연일 '대응타격'을 언급하며 엄포를 놓고 있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훈련 참여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주변 강대국들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물론 김 장관 교체설은 그간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지휘체계 문책이 강하게 거론됐던 만큼 완전히 가라앉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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