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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을=영화'. 1996년 문화 불모지로 여겨졌던 대한민국 부산에서 태어난 한 영화축제 덕에 영화인과 영화팬의 머릿속에는 이 같은 공식이 자리 잡게 됐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우뚝 선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야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왔고 부산 해운대 바다는 축제 분위기로 일찌감치 물들었다. 특히 올해 성년이 된 BIFF에 영화팬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깊다. 부산의 가을은 또 어떤 추억을 우리에게 남겨줄까. 하루 앞으로 다가온 BIFF를 미리 만나 봤다.
◇영화인·영화팬을 위한 성대한 잔치=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해운대해수욕장, 중구 남포동 일대에서 열리는 20회 BIFF는 어느 해보다 의미 있고 화려한 잔치를 준비했다. 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영화. 세계 75개국의 화제작 303편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BIFF는 인도로 문을 열고 중국으로 문을 닫는다. 두 나라 모두 아시아를 넘어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곳들이다. 모제스 싱 감독의 인도 영화 '주바안'과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는 예매 시작 2분여 만에 표가 모두 동났다. 아시아 거장들의 신작도 빼곡하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허우 샤오시엔, 지아장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홍상수 감독 등이 신작과 함께 부산을 찾는다.
앞서 20주년을 맞아 '아시아 영화 100'을 선정한 BIFF는 이중 '베스트 10'을 상영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 김기영의 '하녀' 등 명작을 몰아서 볼 기회다.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오픈시네마' 와 호러·스릴러 등의 장르영화로 심야 관객들을 사로잡는 '미드나이트 패션'도 건재하다.
아쉽게도 주요 영화는 예매 첫날인 24일 대부분 마감됐지만, 현장 예매나 취소 표 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영화제 기간 매표소에서는 당일 상영작의 취소 표를 판매하는 티켓 교환부스가 설치된다.
◇세계 영화계 별들이 한 자리에=BIFF의 특별한 점은 평소 보기 힘든 영화계의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일 테다. 영화제 기간 부산에는 전 세계 영화의 별들이 모인다.
전도연·이정재·유아인·이선균·조정석 등이 부산을 찾아 해운대 백사장에서 펼쳐지는 오픈토크와 극장 무대 인사 등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아시아 스타들을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행사인 '아시아캐스팅 마켓'에도 톱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송강호를 시작으로 김우빈·김고은 등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들도 참석한다. 10월 5일 해운대에서 열리는 스타로드(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영화 팬들과 가깝게 호흡할 예정이다.
아시아권을 비롯한 해외 스타들도 대거 만날 수 있다. BIFF 단골 손님인 탕웨이를 비롯해 장롱롱·천바이린 등 중화권 스타와 나가사와 마사미, 사토 다케루 등의 일본 스타도 부산을 찾는다. 프랑스 대표 여배우 소피 마르소와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하비 케이틀, '설국열차'로 잘 알려진 틸다 스윈튼은 출연한 새 영화와 함께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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