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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판 '여성 자아찾기'

[새영화] 웨일 라이더

뉴질랜드판 '여성 자아찾기' [새영화] 웨일 라이더 가끔 우리만의 고유 전통일 법한 것들을 다른 나라에서 찾을 수 있을 때, 그 신기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8일 개봉작 ‘웨일 라이더’(Whale Rider)가 딱 그렇다. 영화는 감독부터 배우, 자본, 다뤄지는 소재까지 모두 순 뉴질랜드산이다. 마오리족의 실제 전설에서 따온 이 작품이 과연 보편적 이야기로 만들수 있을지에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도 있지만, ‘세대간의 갈등’ ‘남아선호’ 등의 소재들은 우리에게도 무척이나 낯이 익다. 주인공 파이키아(케이샤 캐슬 휴즈)는 마을에서 눈에 띌 정도로 영민한 소녀다. 엄마는 파이키아를 낳다 죽었고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고향을 떠났다. 조부모 밑에서 자라지만 파이키아는 할아버지에겐 늘 실망스럽다. 지도자가 될 손자를 원하는 할아버지는 한낱 여자 아이인 파이키아를 외면한다. 할아버지는 동네 남자아이들을 모아 지도자 훈련을 시키지만 영 시덥잖다. 파이키아는 담벼락 뒤에 훈련모습을 훔쳐보며 혼자 연습하지만 할아버지는 “불경스럽다”며 꾸짖기만 한다. 그래도 파이키아는 눈물을 흘리며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사랑어린 진심을 표현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영화는 후반부 할아버지가 파이키아를 인정하면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여성의 정체성 찾기’ 말고도 영화 속엔 수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파이키아는 그저 능력이 뛰어나서 할아버지의 인정을 받았을까? 왜 마지막에 완성되지 않은 배는 항해를 떠나는 것일까? 이는 점점 사라져가는 수많은 소수민족을 달래고 있다. 여자는 담배도 피우면 안 되는 마을 관습이 불과 10여년만에 여자아이가 지도자로 인정받는 내용에선 뿌듯함보단 오히려 애환이 묻어난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10-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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