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유럽ㆍ캐나다에서도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의 금리인하 논란은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심리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 가운데 미국만 금리를 내려 달러화 하락이 가속화됐지만 유럽과 캐나다가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면 금리차에 따른 아비트리지(arbitrageㆍ재정거래)의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에 달러를 끌어내리는 힘이 줄게 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교역상대국들이 동시에 금리인하를 논의하고 있어 달러가치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호세 마누엘 곤살레스 파라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금융시장 불안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경우 금리인하는 정당화될 수 있다”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ECB와 영란은행(BOE)은 오는 6일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6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금리인하로 신용시장의 경색이 실물경제에 급속히 전이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인 리보가 급등하자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조너선 로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나 BOE는) 경기침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고 있는지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증거를 보고 싶어한다”며 “금리인하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인하와 재할인율 하향 조정을 동시에 단행,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동금리부모기지(ARM)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시애틀 상공회의소 주최 오찬 연설에서 “금융시장의 동요가 기대했던 만큼 진정되지 못하고 경기하강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FRB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을 다시 한번 사용해야 할 것 같다”며 FRB 내 금리인하론에 가세했다. 캐나다에서도 캐나다달러 절상속도를 저지하고 금융시장의 경색을 풀기 위해 금리인하가 논의되고 있다. 캐나다의 금리인하 논쟁으로 캐나다달러가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한때 1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