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대선 테마주 투자 열기가 식기는커녕 오히려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들이 다시 과열 현상을 보이며 급등락하고 있어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는 장 시장과 동시에 14% 넘게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써니전자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주가가 다시 급락하며 결국 전날보다 8.13%(230원) 떨어진 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써니전자는 대선 다음날인 지난해 12월20일 이후 개인을 중심으로 22만주 넘는 매수세가 이어지며 연속 7거래일간 상한가를 기록해 주가가 958원에서 2,600원선으로 올라 대선 테마주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써니전자는 이상급등으로 한국거래소에서 단기과열 완화장치를 발동해 지난 3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됐지만 이후 다시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르내리며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또 다른 안철수 테마주인 오픈베이스도 역시 이상과열 증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7% 이상 급등했던 오픈베이스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다시 11.15%(175원) 급락한 1,3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이상급등에 거래소로부터 8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주가는 여전히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모습니다. 미래산업(-0.22%)도 대선 직전 278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꾸준히 오름폭을 키우며 이날 445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12거래일간 주가가 60% 넘게 급등했다.
문제는 이 같이 예측할 수 없는 테마주들의 움직임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선을 마친 후 외국인들은 써니전자 26만6,660주를 내다 팔았지만 개인들은 오히려 22만2,363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픈베이스도 대선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77만7,906주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위로 밀어 올렸고 미래산업도 개인과 외국인이 하루씩 번갈아 가며 일평균 30만주가 넘는 물량을 순매수∙매도하고 있다.
대선 테마주들이 또다시 이상과열 증세를 보이자 금융 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래소 시장감시부의 한 관계자는 "오픈베이스는 이달 8일 거래소로부터 예방조치과다에 따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며 "오픈베이스의 경우 최근 15거래일간 특정 계좌에서 허수 주문 등 건전하지 못한 주문이 계속 나와 해당 증권사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이상과열 증상이 계속될 경우 투자주의종목에서 투자위험∙투자경고종목으로 시장경보장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발언으로 관련주들의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번 과열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물량을 주고받는 '폭탄 돌리기' 형태를 보이고 있어서 과도한 주가 급등락으로 투자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특정 테마주를 다시 사들이고 파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해당 종목들이 실적과 관계없이 과도한 주가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며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폭탄 돌리기에 참여했다가는 한 번에 많은 금액의 투자 손실을 얻을 수 있어 이상과열에 편승하는 투자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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