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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마다 어린이 관객을 위한 공연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즐거운 반면 부모들은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른들의 취향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이 눈높이에만 맞춰 공연을 기획하다 보니 유치한 소재로 일관하는 게 현실이었던 것. 최근 들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아이는 물론 엄마, 아빠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가족 공연으로 진화한 공연들이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국립 아이스발레단의 피노키오&뽀롱뽀롱 뽀로로 더블아이스쇼가 오는 2월 4~26일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이 피노키오와 뽀로로를 테마로 무대를 꾸민 것으로, 세계적 수준의 러시아 정통 아이스발레와 뽀로로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1부 피노키오에서는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묘기를 방불케 하는 발레 기술들이 펼쳐진다. 2부는 뽀로로 애니메이션 시즌 3 에피소드 중 가장 인기 있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음악 위로 흐르는 내레이션이 어린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와준다.
서울시극단이 어린이를 위한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일환으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 슬픈 사랑 이야기에 흥겨운 춤과 노래를 가미해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의상과 음악 그리고 펜싱, 무술과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완성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다 셰익스피어 작품에 녹아 있는 창의력과 지혜, 교훈을 전하는 기회도 된다. 양정웅 연출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가족극으로 각색했다"며 "어린이들은 고전 명작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어른들은 감동을 느끼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친숙한 도깨비를 소재로 한 순수 토종 창작 뮤지컬 '비틀깨비'는 다음달 12일까지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비틀스와 도깨비의 합성어인 '비틀깨비'는 숲 속 도깨비나라에서 100년이 넘도록 살고 있는 도깨비들이 세상 곳곳의 모든 소리들을 모아 꽃들에게 들려주며 꽃을 키운다는 참신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애니메이션 기술을 접목해 도깨비 나라를 실감나게 구현하는 한편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마당놀이 형식을 도입해 어린이 관객들의 무대 참여를 유도한다.
무대 위에서 즉석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이색 공연인 '드로잉쇼'도 어린이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2007년 김진규 예술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드로잉쇼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한 그림과 퍼포먼스로 인기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이 공연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바꾼 '어린이 드로잉쇼'는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빠르고 속도감 있게 그려내 호기심 많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대학로 창조아트센터 1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며 인터파크에서 구매하면 회원 대상으로 40% 할인혜택을 준다.
넌버벌 퍼포먼스의 대명사 '난타'의 어린이 버전인 '어린이 난타 요리사편'은 오는 2월 5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4명의 요리사와 마법사가 등장해 커다란 피자 도우를 던지고 날리며 노는 이 공연은 어린이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 배우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참여형이라 어린이는 물론 부모들도 신난게 즐길 수 있다. 어린이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굿거리장단과 세마치장단을 활용해 관심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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