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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강경책 한발 후퇴… 핵개발은 지속할 듯

■ 이란 새 대통령에 중도파 로하니<br>중도·개혁파 전격 단일화로 예상 밖 과반 얻어<br>주요 현안 결정 하메네이 몫… 큰 변화 어려워


제11대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파 후보로 성직자 출신인 하산 로하니(64) 후보가 유효투표 수의 과반을 획득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이란 정치사상 처음으로 중도ㆍ개혁파 간 연대에 따른 정권이 탄생하게 돼 핵개발 등 이란의 대외강경 정책이 바뀔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내무부는 15일(현지시간) 오후8시10분께 이번 대선의 최종 개표 결과 투표율 72.71%를 기록한 가운데 로하니 후보가 득표율 50.71%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로하니 당선인은 전체 유효투표 수의 과반을 확보해 1ㆍ2위 후보 간 결선투표 없이 바로 당선을 확정했다.

당초 중도파 로하니와 보수파인 모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후보, 사이드 잘릴리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해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2위를 기록한 칼리바프는 16.56%를 득표해 로하니보다 34%포인트 이상 뒤졌으며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복심'으로 알려지면서 낙승이 예상됐던 잘릴리는 11.36%로 3위에 그쳤다.

로하니의 승리는 선거일을 사흘 앞두고 중도파와 개혁파의 후보 단일화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유일하게 개혁파로 분류되던 모함마드 레자 아레프 후보가 지난 11일 전격 사퇴하면서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과 선거에 무관심한 일반시민들이 로하니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보수파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표가 갈린 것이 패인이 됐다.

이처럼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로하니는 핵개발 등과 관련해 사사건건 서방과 대립했던 기존의 강경한 대외정책에서 한발 물러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 측 핵협상 수석대표를 맡아 평화적 핵개발을 옹호하면서도 서방의 제재 해제를 위한 유연한 협상자세를 강조해온 그의 이력 때문이다. 이번 대선 유세에서도 "평화정책을 추진해 건설적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와 화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동안 핵개발을 강행하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에 맞서다 각종 제재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이란의 경제상황도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을 예상하게 한다.



이란의 지난해 원유 생산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고 석유수출과 외환수입 감소로 자국통화인 리알화 가치는 2년간 70%가량 추락했다.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고 실업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일단 서방국가들은 그의 당선을 환영하면서 최대 현안인 핵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은 로하니의 당선 발표 직후 이란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됐다며 "이란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도 "핵 문제의 신속한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 이란의 새 지도부와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하니의 당선에도 불구하고 신정국가라는 이란의 특성상 핵개발 등을 비롯한 외교ㆍ국방 등 주요 현안의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행사하는 만큼 대외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로하니 당선인도 신정체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로하니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미국 등의 개입에 반대하면서 "이란의 대(對)시리아 정책은 대선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만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대선의 최종 개표 결과는 10일 안에 헌법수호위원회의 추인으로 최종 확정되며 로하니 당선인은 8월1일 최고지도자의 대통령 승인식을 거쳐 이틀 후인 3일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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