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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대출 확대" 당국 의욕은 좋지만…

"'새희망홀씨' 취급 늘려달라"<br>금감원, 시중銀 부행장들 수시로 불러 협조 요청 논란<br>은행 "마치 명령하듯" 불만


13일 오전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갑작스러운 금융감독원의 호출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다음날인 14일 오후에 여신담당 부행장 회의를 할 테니 금감원으로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취급을 늘려달라고 협조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금감원이 서민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의욕만큼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바쁜 은행 부행장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오라가라 하면 되겠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들어 금감원이 은행 임원들을 계속 불러 명령하듯 지시를 내린다"며 금감원의 조금은 '위압적인' 분위기를 꼬집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금까지의 '새희망홀씨대출' 실적을 점검하고 서민들의 자금난을 막기 위해 판매를 늘려달라고 은행들에 요청할 예정이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은행권의 서민전용 대출상품으로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연소득 4,000만원이 안 되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 5월 말 현재 잔액이 6,000억원 수준으로 금감원은 대출실적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은행에서 돈을 구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새희망홀씨대출' 취급을 늘리라고 지도하는 것. 은행들은 금감원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일 처리 방식에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14일에 하는 회의내용을 13일에나 들었다"며 "부행장도 일정이 있고 일도 해야 하는데 갑자기 들어오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가계대출을 자제해달라며 부행장을 소집했다"며 "일주일 만에 또 부행장을 부르면 일은 언제 하느냐"고 전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이 최근 금융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전검사를 강화하고 의례적인 종합검사도 지양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사를 배려하는 마음은 여전히 모자라 다는 얘기다. 금융권의 고위관계자는 "금감원이 금융사를 바라보는 태도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을 해야 하는 금융사 입장을 이해하는 수준은 아직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은행에) 사전 이해를 구했으며 강제로 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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