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 IBM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IBM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버지니아 로메티(54ㆍ사진) 부사장을 CEO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직 CEO인 사무엘 팔미사노의 회장 직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로메티 새 CEO는 일반인에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 1981년 시스템 엔지니어로 IBM에 입사한 그는 마케팅 부서와 같은 전략적 요직을 맡아 회사 체질을 개선하고 매출을 끌어올린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IBM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매출이 990억달러를 돌파하는데 로메티 신임 CEO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에 대해 "오는 2015년까지 IBM의 주당 순이익(EPS)을 2배로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로메티가 CEO 자리에 오르면서 미 재계에 여성 경영인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YT는 제록스의 어슐라 번스, 펩시코의 인드라 누이, 듀폰의 엘렌 쿨먼, HP의 메그 휘트먼 등이 잇달아 CEO에 취임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며 더 이상 여성이라는 점이 승진의 장벽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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