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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소형차보단 대형차, 세단보다는 SUV… 구매 패러다임이 바뀐다

■ 자동차 소비시장의 5대 변화


자동차 구매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브랜드가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자동차가 과거처럼 단순한 '탈 것'에서 '개성 표현의 도구'가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레저 활동이 활발해지고 연비에 대한 욕구가 갈수록 강해지는 점은 이 같은 소비 패러다임 변화를 더욱 활발하게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어나는 달라진 5대 변화를 정리해봤다.

①"이왕이면 좀 더 큰 차로"

최근 국내 소형차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5월 국내 자동차 업체의 판매 실적을 보면 소형차 판매량 감소폭이 가장 컸다. 현대자동차의 '엑센트(986대)'는 지난해보다 48.4% 감소했다. 또 기아차의 '프라이드(490대)'는 34% 줄었다. 한국GM의 '아베오(205대)'는 30% 감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소형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4.6% 줄어 모든 차종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소형차뿐만 아니라 실속파들이 많이 찾던 경차 판매량도 감소세다. 기아차의 모닝은 12.2%, 한국GM의 스파크는 22% 줄었다.

대조적으로 준대형·대형급 차량 판매는 늘고 있다. 현대차의 준대형차 '그랜저'는 5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 대형차 '제네시스'는 3.7% 증가했다. 대부분의 세단 모델 판매가 감소한 상황에서 뜻밖에 선전했다.

소형차 판매가 부진한 것은 저금리 기조로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준중형급 차량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첫차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체가 소형차를 팔았을 때 얻는 이익보다는 중·대형차 판매를 통해 얻는 수익이 높아 연구개발을 소홀히 한 점도 원인이다.

② 비쌀수록 인기 끄는 수입차

가격이 비싼 수입차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 실적을 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차를 많이 판매하는 브랜드 푸조는 올해 총 2,300대를 판매했다. 대당 5,000만원이 넘는 차를 판매하는 랜드로버의 판매량(2,442대)보다 더 적었다.

대당 2억원이 넘는 벤츠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클래스'는 출시 두 달 만에 192대가 판매됐다. 럭셔리카인 롤스로이스는 올해 총 28대가 판매돼 지난해보다 40%가량 늘었다. 대당 수억원의 애스터마틴·맥라렌과 같은 슈퍼카의 한국 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한 럭셔리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 시장 판매 성장세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빨라 유럽 본사에서도 정확한 이유를 분석하지 못할 만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③ 짧아지는 차량 교체 주기

차량 교체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수입차 판매량이 늘면서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무상수리 보증기간 3년이 지나면 차를 바꾼다는 인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 전문업체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 가격이 가장 높은 3년 정도일 때 차를 파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가 다양한 신차를 내놓고 이에 맞서 국내 업체도 대항마를 선보이면서 신차 출시 주기가 짧아진 점도 원인이다. 현대차의 경우 1998년 'EF쏘나타'를 내놓았다. 이후 6년 만인 2004년 'NF쏘나타'를 출시했다. 이후에는 5년 만에 2009년 'YF쏘나타'를 선보였고 이후에는 4년6개월 만에 'LF쏘나타'를 출시했다.

④ 40~50대도 세단보다는 SUV

20~30대뿐만 아니라 40~50대도 SUV 구매에 나서고 있다. 등산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활동적인 중년 인구가 늘어난 것이 이유다. 기아차의 대형 SUV '모하비'가 최근 3개월 연속 월 1,000대 이상 판매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모하비 구매 연령대는 40대가 33.7%로 가장 많고 50대(19.9%), 30대(18.5%)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SUV 시장에서도 40~50대가 큰 손이다. 포드의 대형 SUV '익스플로러'는 구매 고객의 51.6%가 40~50대였다. 포드는 '익스플로러' 인기 덕에 수입차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BMW의 SUV 'X3'와 'X5' 역시 40대가 가장 많이 구매했다.

⑤ 연비는 기본, 주행 성능 따지는 소비자들

과거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배기량이었다. 그래서 고배기량 차량은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비는 물론 마력과 토크까지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엔진 다운사이징 열풍에 저배기량에도 고출력 차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토크는 엔진이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의 힘이다. 토크가 높을수록 차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강하다. 수입 디젤 세단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토크를 따지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소형 SUV 시장에서 QM3가 경쟁 모델보다 마력은 낮지만 토크가 높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BMW 관계자는 "고성능 'M' 시리즈 모델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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