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오만 군데는 감사저항 세력 지칭”

2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의 발언 하나하나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 총리가 연초에 “(감사원장 시절)저축은행을 감사하니 오만 군데서 청탁을 받았다”고 했던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으면서다. 더구나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당시 감사원장인 김 총리를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고, 직접 감사원까지 방문했던 사실이 공개되면서 김 총리가 국회답변 과정에서 청탁을 행사한 ‘오만 군데’를 구체적으로 밝힐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 총리는 답변과정에서 청탁을 행사한 곳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김 총리는 “오만 군데라는 표현은 호남에서 하는 말이고 원장에게 누가 압력을 행사하겠느냐. 감사원 직원에 대한 어필ㆍ청탁, 금융감독원장 면담 신청 등을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야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처럼 어떤 권력기관이나 여야 의원의 압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오찬 하는 장소에서 저축은행 문제가 불거져 이런 저런 문제가 제기됐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인데, 그 표현이 정확한 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김 총리는 그러나 “감사원장 재직 시절 서민금융기관 전반을 감사할 때 굉장한 감사 저항이 있었다”면서 “민간저축은행을 왜 감사를 하느냐와 엄정하게 감사하면 뱅크런(예금인출사)로 이어져 경제혼란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종창 전 금감원장의 방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총리는 “당시 금감원장이 면담을 신청해왔지만 금감원장의 입장은 보고를 통해 충분히 알고 있어 면담을 거절했다”면서 “감사원의 강력한 의지와 감사원이 제 할 일을 하는 기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금감원장의 면담을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가 저축은행문제를 들춰낼 수 있었던 계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제대로 된 역할을 한 감사원에게 되려 화살이 돌아오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김 총리는 “감사원 감사야말로 저축은행 문제를 근본적으로 들춰내는 좋은 계기가 됐고 원장으로서 부끄러움 없이 제대로 일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조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조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되면 출석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정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논의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모든 문제가 클리어(clearㆍ정리) 될 것이다. 국정조사에 나갈 일은 없으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어 “내가 감사원에서 감사를 해왔고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왔다. 감사원에서 행한 그 절차 내지 문제점 제기가 대정부 질문 기간에 많을 텐데 그 과정을 설명하면 국민이나 의원들이 납득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