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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김효주 선수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마지막 퍼트는 '내가 넣는다'는 마음만 갖고 쳤습니다."
2일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허윤경(24·SBI저축은행)은 겨울 못지않은 추운 날씨에 생수 세례를 받으면서도 마냥 좋았다. 올 6월 E1채리티 오픈 우승 뒤 5개월 만의 시즌 2승. 허윤경은 "1·2라운드가 잘 마무리됐고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바람이 강해서 걱정했는데 초반 위기들을 파 세이브로 넘기고 흐름을 잘 이어간 덕에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윤경은 한때 '준우승 전문'으로 불렸다. 2012시즌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지난 2010년 데뷔 후 첫 승을 신고했고 올해 2승을 보탰다. 첫 우승 때는 트로피를 놓고 떠나 다시 찾으러 올 정도로 정신없이 눈물만 쏟았던 허윤경은 이번에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4승째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허윤경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지난주 대회(4위)에서도 우승을 노렸는데 안 됐다. 이번에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몸 상태가 좋으니 마음만 잘 추스르자고 생각했다.
-연장 상황은.
△상대가 김효주라 부담이 많았다. 더욱이 연장에서 졌던 기억이 많아서 더 걱정했다. 하지만 꼭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고 연장이 아닌 첫 번째 홀을 친다는 느낌으로 임했다. 이번이 5번째 연장이었는데 3번을 지고 2번을 이겼다.
-경기를 먼저 끝내고 연장을 기다릴 때 누구와 통화했나.
△5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는데 심리 선생님과 통화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네가 뛰어나고 체력만 뒷받침된다면 우승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전화를 했다.
-마지막 파 퍼트가 쉽지 않았다.
△홀을 지나가게만 치자고 생각했는데 10m 버디 퍼트가 너무 많이 지나가 버렸다. 파 퍼트 때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두 번이나 어드레스를 풀었는데 '내가 넣는다'는 마음만 먹었다.
-그동안 톱10에 많이 들면서도 우승이 없었다.
△그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내 생활이 없고 매주 대회만 나가는 반복된 생활이 조금 지겨웠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면 또 달라졌다. 이번 대회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
-지난 시즌보다 드라이버 거리가 많이 늘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15~20야드나 늘었다. 플레이하는 데 유리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다.(허윤경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62.5야드로 올 시즌 6위.)
-남은 2개 대회 각오는.
△하반기 들어서 톱10에 자주 들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스스로 자랑스럽다. 남은 두 대회도 지금 같은 마음으로 경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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