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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기로에 선 하나·외환 조기통합

직원 피로감 고조·금융환경 급변… 외환 노조 이젠 정말 바뀔때 됐다


"집행부 협상 테이블에 나서라" 직원 98% 사측과의 대화 원해

통합 시기도 "빠를수록 유리"… 조기통합 반대 주장과도 상반

내부 갈등에 강경파 입지축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조기통합을 저지하려는 외환은행 노조 강경파들의 투쟁이 장기화하면서 전략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내부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무조건 투쟁만 외칠 것이 아니라 테이블에 나가 협상에 응하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외환 노조가 여전히 특정인의 입김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 내부조차 분열 조짐이 나타나는 등 강경파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드는 양상이다. 대신 계속된 투쟁에 직원들의 피로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킹을 비롯한 'IT뱅킹'이 다음달부터 현실화하고 KB금융이 기나긴 지배구조 다툼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영업 전선에 뛰어드는 점을 감안, 외환 노조도 대승적 차원에서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3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이틀간 실시된 '노사 간 대화에 대한 전직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8%가 노사 간 조속한 대화와 협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에는 전체 인원 7,470명 중 휴직자·휴가자·파견자 등을 제외한 5,846명 중 5,185명이 응해 응답비율 88.7%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결과는 통합시기에 관한 것이다. 90%에 가까운 외환은행 직원들은 2년 반 후에 통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응답했다. "많은 노조원들이 조기통합을 반대한다"는 논리로 저항하고 있는 노조 집행부의 주장과 상반되는 결과다.



사실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9월18일 임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사측의 징계방침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자리는 노조원들의 이견을 더욱 벌리는 자리가 됐다.

임시 전국대의원회의 이후 외환은행 직원 게시판에는 노조 집행부를 성토하는 주장이 잇따라 게재됐다. 지난 13일에는 외환은행 행내 인트라넷에 현 노조 집행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까지 게재됐다.

노조 집행부의 정치세력화 시도에 대한 반감도 생기고 있다. 노조집행부의 잇따른 소송 제기와 정치권 등 외부에 기대는 투쟁전략에 대해 회의적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노조 내부에서 분열조짐이 보이는 것도 노조 집행부의 입지를 좁히게 만드는 요인이다. 노조 집행부는 이달 초 대화를 주장하는 협상파 노조간부 5명을 해임했다. 특히 외환은행 인사부에서는 노조간부의 변경발령이 힘들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노조 집행부는 해임을 강행했다.

하나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노조는 노사정 합의라는 이유로 협상 테이블을 거부하고 있는데 조기통합 논의는 내부에서 풀어나가야지 외부세력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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