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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퇴진 이후] 무사·엘바라데이·탄타위 등 유력

■'포스트 무바라크' 누가 될까<br>美와 친분 술레이만·아난도 물망

(좌부터)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엘바라데이 前IAEA 총장, 탄타위 국방장관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발표하면서 이집트의 혼란을 가라앉힐 새 대통령은 누가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30년 독재의 흔적이 깊은 만큼 '포스트 무바라크'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안개 정국에서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가장 먼저 차기 대선을 위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꼽히는 무사는 무바라크가 물러난 당일인 11일 "새로운 계획이 있다"며 "수주일 안에 총장직에서 물러날 생각"이라고 밝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무사는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한 '구시대 인물'이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아랍인들 사이에서는 '나는 이스라엘이 싫어요. 무사가 좋아요'라는 가사의 노래가 유행할 정도로 무사의 인기가 높다. 카이로의 한 외교관은 AFP통신에서 "자유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는 가장 확실한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대중적 인기는 무사가 높지만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군 최고위원회가 국가 운영을 담당하면서 군부가 아예 국정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은 50년간 집권한 이집트 최대 권력집단이다. 과도정부를 이끌 군이 일단 민정이양을 약속했지만 사태 전개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군 인사 중에는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 사미 하피즈 아난 이집트 육군 참모총장 등이 권력을 잡을 유력 인사로 꼽힌다. 탄타위 국방장관은 군 최고위원회 의장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55년 경력의 야전 군인으로 지난 1956년 수에즈 전쟁과 1973년 중동 전쟁 등에 참전한 전쟁 영웅이다. 또 시위 사태 발생 이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다섯 차례 통화하면서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미국에서도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무바라크 푸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군 출신이자 현 실세인 술레이만 부통령은 미국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당장 군부와 경찰 조직, 정보 기구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술레이만은 혼란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무난하게 정국을 이끌면서 무바라크와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아난 육군 참모총장도 군부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미국에 인맥이 두텁고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유학한 국제통이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69)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장도 포스트 무바라크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이집트 시위 사태 이후 야권 최대 조직인 무슬림형제단과 함께 개헌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며 야권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장기간 해외에서 활동해 국내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 1997년 IAEA 사무총장직을 맡은 뒤 세 차례나 연임에 성공하며 '원자력 분야의 교황'이라고도 불렸으며 2005년에는 핵무기 확산 방지와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에 이바지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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