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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비밀스런 궁녀의 삶 베일 벗다

■궁녀의 하루(박상진 지음, 김영사 펴냄)


역사는 항상 승자의 기록이기 쉽다. 패자는 가혹하게 폄하 당하고 왜곡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미 자리를 굳힌 권력과 역사는 뒤집기가 쉽지 않다. 조봉암이 이승만 정권에서 북한의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이래, 국가가 진실을 제 입으로 밝히는 데 50여년이 걸리듯이. 또 그만큼 쉽게 잊혀지고 기록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바로 승자의 주변부다. 등잔 밑이 가장 어둡듯, 왕과 왕실에서 병풍처럼 눈에 띄지 않게 그들을 보좌한 궁녀ㆍ내시 등 비주류가 그들이다.

이미 '내시와 궁녀, 비밀을 묻다''베일 속의 한국사' 등의 저술로 역사 속 비주류의 삶을 조명해온 저자는 이 책을 모두 3부로 구성했다. 먼저 1부에서는 조선 인조 17년(1693년) 임금을 저주한 사건으로 죽은 궁녀 기옥과 서향, 그리고 살아서는 여느 벼슬아치 못지 않은 위세를 누렸지만 연산군에 의해 관이 깨지고 뼈를 갈아 날리는 극단적인 벌을 받은 상궁 조두대의 이야기다. 두 지밀궁녀(왕실 가족이 거처하는 처소를 담당하는 궁녀)의 삶을 따라가며 당시 궁궐의 크고 작은 행사와 일상을 따라간다.

이어 2부는 침방ㆍ수방ㆍ세수간ㆍ소주방 등 각 부서별로 궁녀들의 하루를 묘사한다. 드물지만 궁녀들의 간통 등 성적 스캔들부터, 나이가 들어 출궁한 궁녀들, 궁궐에서 술을 빚어 팔고 기생을 불러 질탕하게 잔치를 벌인 일화는 그간 들어온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3부에서는 착실히 재산을 모아 엄청난 부자가 된 박상궁, 프랑스 공사와 사랑에 빠졌으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궁녀 리진, 관비에서 후궁이 된 세종대왕의 신빈 김씨, 침방나인에서 영조의 생모 위치까지 신분 상승을 이뤄낸 숙빈 최씨 등 극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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