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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대상] 논현동 의화빌딩

겹겹이 쌓인 박스속 빛나는 개성




논현동 의화빌딩은 첫눈에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상업용 건축물과 확연히 구분된다. 마치 대지 위에 모양과 크기가 서로 조금씩 다른 다양한 박스를 쌓아놓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 도로에서 바라보면 건물은 서로 다른 모양의 사각형의 집합체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사각형은 들고 난 것이 제 각각이다. 박스 상하간에는 틈이 있어 마치 건물을 관통하는 중심부에 매달린 듯한 이미지를 낳는다. 특히 일부 박스는 수직이 아닌 사선의 엇갈린 기둥들로 받쳐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각 층은 일반 소규모 상업용 건축에서는 보기 드문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 테라스는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기 보다는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박스'를 중첩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간이다. 밤이면 건물은 그 특성을 더욱 명확히 드러낸다. 유리 너머 비치는 건물 내부의 인테리어와 사람들의 움직임은 굳이 간판을 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개별 박스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건물밖으로 알려준다. 건물의 최상층과 전면부 한켠에는 다른 박스와 다른 색의 박스를 배치했다. 최상층의 금속 박스는 '최상의 장소'임을 의미하며 빨간 박스는 보행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건물과 길을 소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출입구와 지하층 출입계단, 선큰가든, 주차통로 등은 한 곳에 모여있다. 건물 뒷편에 자리잡은 녹지공간을 전면 도로와 연결하기 위한 의도다. 서로 다른 높이의 박스로 각 층의 평면 역시 모양은 물론 높이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특히 최상층인 6층은 일부 바닥 레벨을 들어올려 5층의 천장 높이에 변화를 줬다. [설계자] 류재은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 소장 “상업용 건물의 사용 주체는 건물주가 아닌 입주자입니다. 건축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임차인들이 그 건물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죠” 의화빌딩 설계자인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의 류재은 소장은 설계 과정에서 “(이 건물에)과연 무엇이 들어올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소장은 “다른 건축물과 달리 상업용 건축은 건물주가 아닌 불특정의 임차인이 실제 사용주체”라며 “그들의 입장에서 건물을 설계한 것이 의화빌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인 접근법, 즉 하나의 매스(Mass)를 만들어 건축물의 내부 공간을 분할하기 보다는 정 반대의 방향에서 재해석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매스를 쌓아서 전체의 모양을 형성한 것이 의화빌딩”이며 “하나의 건물 속에서 임차인들이 각각의 공간 속에서 독자적인 모습을 개성있게 표현할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류 소장은 “공간 극대화라는 활용도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이것이 곧 건물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차별화된 기능성과 디자인으로 줄어든 공간 활용도 이상으로 건물 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색채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건물 2층 한켠에 다소 이질적인 붉은색을 사용한 이유를 물었다. “도로와 호응하고 싶었습니다. 다소 강렬한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보행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게 됐죠.” [인터뷰] 정세학 장학건설 대표 “별로 돈은 안되는 일감이었죠. 하지만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란게 중요하죠” 장학건설은 한국건축문화대상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05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독특한 설계로 관심을 모으며 특선을 수상한 ‘쌈지길’이 모두 장학건설이 시공을 맡았던 작품들이다. 이 같은 수상경력은 이 회사 정세학 대표의 경영 모토에서 비롯됐다. 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후 13년 동안 내세웠던 슬로건이 ‘명품 건축’이었다”며 “수익은 좀 덜나더라도 제대로 된 건물을 시공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까다롭게 시공하다 보니 돈은 좀 덜 벌었을지 몰라도 어려울 때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IMF로 어려울때도 일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건축주들이 소문을 듣고 꾸준히 찾아왔었죠” 정 대표는 “논현동 의화빌딩 역시 좋은 건축주와 설계자를 만나 멋진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축주가 이 건물 시공을 입찰에 붙인 결과 8개 업체가 참여했다가 3개 업체는 스스로 물러났다. 설계에 충실한 시공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의화빌딩을 시공하면서 가장 세심한 신경을 썼던 부분은 바로 방수처리였다. 건물 벽면의 요철이 심하다 보니 일반 건축물보다 더욱 방수처리에 어려움이 따랐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건축시공을 위해 협력업체 선정은 물론 이를 유지ㆍ관리하는데 유독 많은 공을 들인다고 밝혔다. “장학건설의 협력업체들은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업체들”이라는 그는 “협력업체와의 원활한 팀웍이 명품건축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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